강밖으로 밀어낸뒤 급류에 휩쓸려
회사 동료들과 주말을 보내다 실종된 서강일(40)씨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급류에 휘말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서씨와 함께 실종된 일행 가운데에는 이경주(38)씨와 용택(8)군 등 부자가 포함돼 안타까움이 더 컸다.
서씨 일행은 지난 5일 오후 4시 야유회를 와 모래섬에 텐트 2개를 치고 잠을 잤다. 이들 중에는 서씨와 이씨의 초등학생 아들도 있었다. 일행 김아무개(37)씨는 이날 새벽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려 잠을 깼다. 텐트 밖을 확인하는 순간, 강물이 텐트 바로 앞까지 차올라 완전히 고립된 것을 알았다. 김씨는 일행을 깨우고 119구조대에 신고했다. 그러나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물은 계속 불어났고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던 이들은 헤엄쳐 강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 가운데 서씨는 12살짜리 아들을 아이스박스에 태운 뒤 박스를 밀며 30m가량을 헤엄쳤다. 그러나 서씨는 강가에 거의 도착해 물살을 이기지 못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서씨는 마지막 힘을 다해 아들을 강 밖으로 밀어낸 뒤 자신은 급류에 휩쓸렸다. 서씨의 아들은 물속으로 사라지는 아버지를 애타게 불렀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일행 가운데 김씨와 서씨의 아들만 목숨을 건졌다. 실종된 이경주씨와 아들 용택군은 이날 저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이 이처럼 사투를 벌이는 동안에도 대피를 알리는 방송은 없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씨는 “구조를 기다리다 각자 수영을 해 강을 빠져나오기로 했는데 나머지는 빠른 물살을 견디지 못해 떠내려갔다”고 경찰에 말했다. 이날 아침 7시30분께 119구조대가 도착했으나 야영객들은 완전히 사라진 뒤였다.
연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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