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애틀 민주평통자문회의(회장 이영조.평통) 임원의 `술잔 투척사건'은 공식 사과 기자회견과 당사자의 사퇴로 막을 내렸지만 "이대로는 안된다"는 개혁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지난 4일(현지시간) 시애틀 총영사관 주최로 총영사 관저에서 열린 평통 시애틀협의회 전.현직 회장단 만찬 모임에서 평통 간부가 욕설과 함께 술잔을 던졌다. 이 사건이 국내외에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10일 당사자인 이모 씨와 이영조 회장이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 모 씨는 평통자문위원직을 사퇴했다.
세계한인네트워크 김영근 상임대표는 11일 "도대체 평통 위원 자리가 뭐길래 그렇게 목을 매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이민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노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혜택도 없고, 1년에 한 번 고국에 초청돼 오는 일밖에 없는데, 언제부턴가 이민사회에서는 평통 위원이 `벼슬'로 여겨졌다"며 "평통 배지를 달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길을 찾아야 동포들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독동포인 이미영 선진국민연대 유럽네트워크 위원장은 "동포사회가 항상 뭉치는 것은 아니며 대개 파벌이 있어 서로 헐뜯고 그런다"며 "술잔 투척과 같은 부끄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평통 위원 선발할 때 자질을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풀러튼에 거주하는 김지윤(29) 씨는 "평통이 그렇게 미주 한인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이런 일보다는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고, ID 가 `john choo'인 네티즌은 "동포들을 위해 봉사하지 않는 단체들은 존재의 가치도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평통 해외협력과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잘 운영이 되는데 한두 군데가 시끄럽다"며 "실제로 위원 한분 한 분이 대단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질문제와 관련 "위원은 공관장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며 "동포사회의 원로와 자문회의 대표, 여성 대표, 청년 대표 등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자질이 있는 인사를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기가 2011년 6월30일까지인 제14기 해외 평통 위원은 35개 지역에 2천644명이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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