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 단체구독 다시 늘어
언론사 기부금등 폐단 우려
언론사 기부금등 폐단 우려
서울 ㅎ초등학교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올해 초 둘째가 다니는 학교에서 ‘어린이신문 단체구독 신청서’를 받았다. 아침자습 시간에 어린이신문으로 한자교육을 할 예정이니 자동납부 신청을 하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신청을 안 했더니 담임이 전화를 걸어 ‘모두들 구독하는데, ○○만 안 하면 소외감이 들지 않겠냐’고 말해 어쩔 수 없이 신청을 했다”며 “아이 말로는 신문을 제대로 읽지도 않는다는데 왜 굳이 모든 학생들에게 신청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교육과학기술부의 ‘4·15 학교자율화’ 조처 이후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신문 단체구독 금지’ 지침을 일제히 폐지하면서 어린이신문을 단체로 구독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14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서울 580여개 초등학교 가운데 어린이신문을 단체구독하는 학교 수는 2007년 82곳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94곳, 올해에는 135곳으로 크게 늘었다. 경기도에선 2007년에 55곳이던 단체구독 학교가 지난해 84곳, 올해 106곳으로 많아졌으며, 강원도도 지난해 32곳에서 올해 48곳으로 불어났다. 이밖에 인천이 2007년 1곳에서 올해 13곳, 전북이 2007년 19곳에서 올해 27곳으로 느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어린이신문 단체구독을 금지하는 지침이 생긴 것은 학교 쪽에서 신문구독을 대가로 해당 언론사에서 기부금을 받는 등 폐단이 심각했기 때문”이라며 “학교 자율화로 단체구독 금지 지침이 사라지면서 이런 폐단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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