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덕률(53·사회학과) 교수
홍덕률 대구대 총장 당선자 “학생 위한 학교 만들 것”
“학생이 찾아오는 학교, 학생 중심의 학교, 학생을 위한 학교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17일 열린 대구대 10대 총장 후보 선거 당선자 홍덕률(53·사회학과·사진) 교수의 각오다. 그는 6명이 출마한 전날 선거에서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257표를 얻어 이종한(심리학과) 교수를 36표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학교법인 영광학원 이사회의 승인을 받으면 11월1일부터 4년의 임기가 시작된다.
그의 당선은 보수적인 대구 지역 사회에선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학연·지연·이념 등 여러 면에서 대구의 ‘주류’와는 동떨어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그곳에서 고교를 나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대구대 교수 460여 명 가운데 고교 동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구사회연구소장과 대구경북분권혁신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했고, 지역 언론에 사회현안에 대해 꾸준히 제목소리를 내는 등 개혁적 면모를 보여왔다.
홍 당선자는 18일 “학생을 위한 투자를 제1순위로 삼아 취업률을 높이고 장학제도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대학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지방사립대학이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학교 운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비와 민자유치, 수익사업 등 다양한 재원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당선자는 또 옛 재단과 대립한 이로 이 재단 복귀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는 1988년 3월 대구대 교수에 임용된 뒤 93년 재단비리 규명 등을 요구하는 교내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다 해직됐다. 1년 뒤 임시이사가 파견되면서 복직됐다. 이후 대구대 교수협의회 간사, 부의장 등을 지냈으며, 윤덕홍 전 부총리가 대구대 총장에 당선되면서 비서홍보실장으로 재임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으로 인해 대구대 안팎에서는 그의 당선에는 옛 재단의 복귀를 원하지 않은 구성원들의 표가 몰린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그가 발전전략으로 ‘파워풀 대구대학교’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점도 효과를 거뒀다는 평도 있다. 일부 지역 시민단체들은 그의 당선을 두고 보수적인 대구사회의 변화 징후라고 보거나, 지역 사회에 새 활력을 불어넣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대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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