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경기 오산시 세교 택지개발지구 현장에서 경찰이 철거민들에게 대형 새총으로 골프공 등을 쏜 데 이어, 골프채로 골프공을 날린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은 29일 “경기 오산시 수청동 세교 택지개발지구에 지원근무를 나온 일산경찰서 방범순찰대 박아무개 경사(48)가 골프채로 골프공을 철거민 농성장을 향해 날린 것으로 감찰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경사는 18일 오전 10시30분께 철거민들이 농성 중인 빌라 근처 수목원에서 자신의 차에서 꺼낸 아이언 골프채로 골프공 10여개를 쳤다는 것이다. 경찰은 박 경사가 철거민들이 쏜 골프공에 버스가 부서지고 전투경찰대원들이 부상을 당하는 등 피해를 입은 것에 화가 나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오산자치시민연대는 “박 경사 뿐만 아니라 서너명의 경찰이 며칠 동안 골프채를 휘둘러 철거민 농성장 쪽으로 골프공을 날렸고, 옆에 있던 전투경찰들은 ‘굿 샷’을 외쳤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골프채를 휘두른 박 경사와 지휘책임자인 일산경찰서 방범순찰대장 서아무개(43) 경감을 직위해제했다. 추가 조사를 벌여 관련자들이 더 있으면 모두 엄중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또 새총으로 철거민을 조준하는 경찰의 모습이 찍힌 사진 속에서 경찰 간부 2명이 경찰버스 옆에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의 신원을 파악해 징계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철거민을 향해 새총으로 골프공을 발사한 사건과 관련해 화성경찰서 윤성복 서장과 박종규 경비교통과장을 26일 직위해제했다.
오산/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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