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사 유전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29일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허문석(71)씨가 지난해 10월 재정경제부에도 유전사업 자금 대출을 부탁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전날 이헌재(61) 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 의원 쪽의 심아무개 비서관과 전아무개 수행비서관을 이날 추가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왕영용(49·구속)씨가 검찰에서 ‘허씨가 지난해 10월께 이 전 부총리를 만나 대출 협조를 부탁하고, 철도공사 직원들도 같은 무렵 재경부 은행제도과를 찾아가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고 진술해 이 전 부총리를 불러 사실 여부를 조사했다”며 “그러나 이 전 부총리는 허씨를 전혀 만난 사실이 없고, 유전사업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도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철도공사 직원들이 재경부에 대출 협조를 요청한 시점은 왕씨 등이 사할린 유전 인수를 위한 잔금 5천여만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 금융기관을 전전하던 때로, 왕씨는 당시 여러 시중은행을 돌아다닌 끝에 한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잔금보증 확약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이광재 의원의 진술에 상당 부분 의문점이 있어서 심 비서관 등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이 의원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는 좀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김세호(52) 전 건설교통부 차관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로 28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번주말께 이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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