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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휴먼원정대 사무국장의 남다른 감회

등록 2005-05-30 00:45수정 2005-05-30 00:45

에베레스트에서 숨을 거둔 후배들을 찾아간 '초모랑마 휴먼원정대'가 박무택 씨의 시신 수습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계명대산악회 지경호(45)사무국장은 지난 1년여의 세월을 돌아보며 감회에 젖었다.

29일 휴먼원정대 사무국장을 겸하고 있는 지 국장에 따르면 엄홍길 대장 등 외부 산악인 5명과 계명대 산악회원 5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된 휴먼원정대가 발족하게 된데는 국내에서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여성산악인 오은선(42)씨가 찍어온 사진 한 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무택(당시 36세)와 장민(28)씨 2명이 먼저 실종된데 이어 이들을 찾아나선 백준호(38)씨마저 연락이 두절되자 오씨가 이들을 찾기 위해 나섰다 등정 코스 주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누워있는 박씨를 발견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온 것이었다.

지 국장을 비롯한 계명대 산악회는 박씨 등 3명의 실종과 사망 소식을 전해듣고곧바로 국내에 상황실을 차려두고 연일 대책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산악회 내에서도 가장 실력있는 대원 3명을 모두 잃은데다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은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어서 마음만 에베레스트를 달리고 있을 뿐 속수무책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계명대 동산병원에 마련된 분향소를 방문한 엄홍길 대장이 이같은 딱한 소식을 듣고 "계명대에서 원정대를 구성한다면 기꺼이 따라 나서겠다"고 답변,원정대 구성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전 계명대 내에서 있을 예정이었던 영결식이 "시신을 찾지 못해 (영결식을) 치를 수 없다"는 유가족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당시 영결식 참석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100여명의 산악인들이 또다시 대책회의를 갖고 갑론을박 끝에 원정대를 구성키로 뜻을 모은 것. 이에따라 순수한 원정대원 10명 외에도 기자와 프로듀서, 작가 등 취재인력도 10명이 추가로 휴먼원정대에 일부 참여했고 국내 기업들의 재정적 지원도 쇄도했다.

원정대원들 가운데는 얼굴도 모르는 동료 산악인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에 휴직계까지 낸 사람도 있었다.


이같은 각계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 3월14일 네팔을 향해 출국한 휴먼원정대는 76일만에 박씨의 시신을 수습, 해발 8천300여m의 고지에 돌무덤을 쌓아 안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 국장은 "후배 2명의 시신은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해 이들 유족들에게는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지만 이제는 아픔을 씻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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