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신랑 이필한(56·가명)씨와 신부 김명자(46·가명)씨
부산경남본부서 비용 지원받아
“남한에 내려와 살게 된 것도 꿈만 같은데 좋은 반려자를 만나 결혼식까지 올리니 정말 기쁩니다.“
2005년 압록강을 건너 탈북한 새터민 신랑 이필한(56·가명)씨와 신부 김명자(46·가명)씨는 25일 오전 11시 부산역 3층 맞이방에서 늦은 결혼식(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신랑 이씨는 2005년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국내로 들어와 부산의 한 수리조선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함경남도 출신의 신부 김씨도 같은 해 압록강과 중국을 거쳐 부산에 정착했다. 김씨는 애초 남편과 아들·딸, 어머니와 함께 탈북을 시도했다가 남편과 딸은 북한 당국에 붙잡히는 바람에 생이별을 했다. 두 사람은 새터민 단체 모임에서 알게 돼 지난 7월부터 함께 살아오다가 이날 결혼식까지 올리게 됐다. 결혼식을 마친 신랑·신부는 새마을호 특실에 올라 1박2일간 온양온천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신부 김씨는 “화려한 예복을 입고 결혼식을 올리게 돼 너무 떨리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도움을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행복하게 잘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결혼식과 신혼여행 비용은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직원들과 관련 업체의 성금으로 충당됐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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