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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두 대통령 보내고…카메라는 잠못 이뤘다

등록 2009-09-27 18:48

오준규(39·전북장애인종합복지관)씨
오준규(39·전북장애인종합복지관)씨
추모현장 사진집 낸 아마추어 사진가 오준규씨




“장례 현장을 발로 뛰며 담아낸 사진들이 두 전직 대통령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생각하는 기회를 갖는 기록으로 남길 바랄 뿐입니다.”

아마추어 사진작가 오준규(39·사진·전북장애인종합복지관)씨. 그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기간 추모 현장기록을 사진집 <그 아름다운 힘, 무릇 살아서>로 담아냈다. 지난 5월과 8월 전직 대통령 장례기간 국민이 슬퍼하는 모습을 자신이 직접 찍어 80여장으로 추려낸 것이다. 이 책에는 자신이 찍은 사진, 두 전직 대통령의 저서에서 인용한 글, 자신의 소감 등을 수록했다.

두 전 대통령 장례기간 사진·글 엮어
역사적 순간 기록하려 이틀밤 노숙도

고학으로 사회복지사가 된 그는 김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난 인연이 있다. 1999년 청와대에서 ‘의지의 한국인’을 초청한 오찬에 초대받은 것이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들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대학 졸업반이었던 그는 이를 계기로 용기와 희망을 가졌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 때는 직장 근무 탓에 봉하마을까지 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주말이었던 장례식날엔 상경해서 2박3일 동안 시청앞과 서울역을 오가며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서울광장에서 시민과 전경이 대치하던 장면을 찍던 중 오른팔을 다치기도 했지만, 처음에는 상처입은 사실도 모른채 이틀 밤을 노숙했다.

“인파가 너무 많아 8시간 동안 한자리에서 갇힌 적도 있었어요. 역사적인 순간을 놓칠까봐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고 일부러 먹지도 않았지요. 작은 생수통 하나만 들고 정신없이 돌아다녔죠. 영구차를 보려고 시민들이 폴리스 라인을 밀고 들어오는 장면을 전철역 출입구 위에서 봤어요. 그 순간 미안함이 들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기록으로 남기자고 생각했어요. 과거를 잊고서는 미래를 볼 수 없기 때문에….”


15년 전부터 사진을 시작한 그는 리얼리즘을 추구한다. <한겨레>에 사진을 연재하는 작가 최민식씨에게 ‘꽂혀’ 부산까지 쫓아가 배움을 청했다. 그 인연으로 최씨는 이번에 그의 책 격려사를 써줬다.

그는 1000권 가량을 발간해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형편이 허락하지 않아 약간의 돈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까지 일주일간 전북 전주덕진공원 안 시민갤러리에서 추모 사진집과 같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15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그는 추석을 쇤 뒤 봉하마을로 가서 부인 권양숙씨와 봉하마을 주민들에게 직접 책을 전해줄 예정이다.

그는 자신이 펴낸 추모 사진집의 겉표지 주인공도 찾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전주오거리 광장에서 꽃을 든 여자 어린이의 사진이다. (016)632-7470.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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