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011년까지 1개 추가”
피해대책 없어 주민반발 예상
피해대책 없어 주민반발 예상
미7공군사령부와 미51전투비행단이 주둔한 경기도 평택시 송탄동 ‘오산공군기지(K-55)’에 대형 수송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가 추가로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활주로는 미군 쪽이 이미 설계에 들어갔지만 이와 관련한 주민들의 소음 피해 대책 등은 전혀 논의 되지 않아, 건설 과정에서 주민반발 등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29일 <한겨레>의 활주로 건설 계획에 대한 물음에 대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현재의 활주로 노후로 재포장 등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로 활주로 1본(개)을 건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한미연합방위력증강사업(CDIP)에 따라, 미군 쪽이 설계를 맡고 한국 쪽이 시공해 오는 2011년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건설비용이나 규모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단체인 ‘평택평화센터’가 미국군사기술자학회에서 입수해 내놓은 한미연합방위력증강사업 자료를 보면, 새 활주로는 현재 사용중인 활주로와 나란히 길이 2745m, 너비 45m의 규모로 건설하는 것으로 돼 있다. C-17 등 초대형 수송기가 이착륙 할 수 있는 규모다. 또 970억원의 건설비용은 모두 한국 정부가 현물로 제공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이 자료에는 “새 활주로는 지형구조상 700피트(약 213.3m)밖에 이격하지 못한 채 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혀놓고 있다. 항공기 사고에 따른 주민 피해를 우려해, 미공군은 보통 활주로와 활주로 사이는 최소한의 안전거리인 1000피트(약 300.4m)를 떨어뜨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미군은 물론 우리 정부조차 소음 등 주민 피해에 관해선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서탄면 회화리 이장 김경수씨는 “지금도 비행이 있는 날엔 전화조차 못받는데 활주로가 또하나 생기면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부터 기지 주변 마을 10곳에 설치된 소음진동자동측정기의 측정결과, 300여명이 사는 회화리의 경우 최고 90.2웨클(WECPNL)까지 기록하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클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채택한 항공기 소음 측정 단위다. 항공법상 95웨클 이상 지역은 이주대상으로 분류된다. 최근 주민들이 집단소송으로 배상판결을 받은 광주공항의 소음도는 86웨클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새 활주로는) 긴급·유사시 한반도 방위태세 유지에 기여할 것이며, 미 공군의 작전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택/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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