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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촌살든 안살든…신촌 아끼는 사람들 모두 모여라”

등록 2005-05-30 18:55수정 2005-05-30 18:55

신촌지역 풀뿌리 회의체인 ‘신촌민회’를 되살린 이신행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운데 양복입은 이)와 제자들이 27일 재창립 총회를 맞아 마을카페 체화당에 모였다.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신촌지역 풀뿌리 회의체인 ‘신촌민회’를 되살린 이신행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운데 양복입은 이)와 제자들이 27일 재창립 총회를 맞아 마을카페 체화당에 모였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신촌 풀뿌리 회의체 ‘신촌민회’ 재창립

스님과 목사님이 얼굴을 맞댔다. 주민들과 학생들도 한자리에 앉았다.

27일 저녁 7시 ‘신촌민회’ 재창립총회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마을카페 ‘체화당’.

“신촌엔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 등 큰 학교들이 많지만, 지역 주민들은 이 학교들 때문에 교통 복잡하고 소음 많고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며 대신동에서 25년 동안 살고 있는 김희경(53·봉원교회 집사)씨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러자 봉원사에서 서무를 맡고 있는 광호 스님이 “연대에서 자동차 통행료 3천원 받는 거 문제 정말 많다”며 “우리 절도 근처에 땅이 많은데, 통행료를 받자는 우스개 농담까지 나온다”고 맞장구를 쳤다.

대신교회 조종철 목사는 “한동네 살면서도 마주칠 기회 없던 스님을 뵈니 기분이 좋다”며 “우리도 평소 우정을 쌓아 석탄일과 성탄절에 서로 축하하면 좋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주민등록’된 주민부터 연대 이대 서강대 이화부고 학생들
대신·봉원교회 목사님 봉원사 스님 등 ‘등록’안된 주민까지
“신촌 책임질래요”

‘신촌민회’는 신촌·대신·봉원동 지역 주민들이 마을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풀뿌리 회의체’다. 주인공은 ‘주민’이다. 그러나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과는 개념이 다르다. 지역 문제에 책임감을 가지고 마을을 가꿔나갈 애정이 있는 사람들을 주민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신촌민회의 구성원은 지역 주민 외에도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이화부고·봉원사·대신교회·봉원교회 등 학교·종교기관 종사자 비거주자도 포함된다.


동네 분위기와 환경을 좌지우지하면서도, 정작 ‘주민’의 책임은 없었던 이들을 새로이 지역문제 해결의 주체로 묶어 세웠다. 각 기관의 대표 8명이 대의원 자격으로 매달 한차례씩 모여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세대 캠퍼스 통행료를 비롯해 봉원동 고가도로 철거 여부, 대학가 주변에 들어서는 대형 쇼핑몰에 대한 의견 표명 같은 생활 문제부터 마을 주민들과 함께 여는 음악회, 바둑대회, 운동회 같은 문화 행사까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일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촌민회 판을 벌인 사람들은 이신행(63)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다. 스승의 뜻을 따라 제자들이 교실 밖 생활공간에서 시민사회운동을 몸소 실천하자며 팔을 걷고 나섰다. 4년 전 처음으로 시작됐다가 소강상태에 있던 것을 이번에 다시 살렸다.

1962년 대학에 들어온 이후부터 40여년 동안 신촌에서 살아온 이 교수는 “60년대 신촌은 창천 시내를 따라 생겨난 빨래터에서 사람들이 인심좋게 수다를 떨던 동네였다”고 말했다. “70년대 고가도로가 나고 터널이 뚫리며 마을이 반으로 쪼개졌고, 상업화에 따라 점점 번화한 곳으로 바뀌어 지금은 신촌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놀다 가는 사람만 있죠. 주소지를 두진 않았어도 신촌을 아끼는 사람들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습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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