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꾸지람에 아버지 살해 뒤
넉달간 안방 유기 대학생 영장
넉달간 안방 유기 대학생 영장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는 15일 성적이 나쁘다고 꾸중하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주검을 4개월여 동안 집 안에 감춰둔 혐의(존속살해 및 사체유기)로 대학생 김아무개(21)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6월15일 오전 9시께 수원에 있는 자신의 집 거실에서 집으로 배달된 성적표를 보고 꾸짖는 아버지(53·운전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아버지가 부엌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성적이 나쁘니) ‘함께 죽자’며 심하게 야단을 쳐, 홧김에 옆에 있던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아버지의 주검을 침낭에 넣어 밀봉한 뒤 안방 옷장 밑에 감추고 안방 문도 테이프로 밀봉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교환학생으로 중국에서 공부하다 지난 6월 말 귀국한 자신의 형에게는 “아버지가 집을 나갔다. 안방 문을 열지 말라고 했다”고 속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어머니가 2년 전 가출한 뒤 아버지, 형(25)과 함께 생활해왔고, 범행 당시 형은 중국에 있었다.
김씨가 수사를 받게 된 것은, 2층에 사는 세입자의 전세 계약 문제로 형이 14일 밤 9시께 경찰에 아버지의 실종신고를 하면서다. 경찰은 4개월 전 가출한 사람의 실종 신고가 뒤늦게 접수된 점을 수상히 여겨 집을 수색하다 안방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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