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 반년만에 서울국세청·총리실 등으로 영전
골프모임 참석 기업인 6명에도 조처 전혀 없어
골프모임 참석 기업인 6명에도 조처 전혀 없어
지난해 연말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경주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인들을 상대로 골프로비를 벌일 때 참석했던 국세청 간부들이 한때 좌천되는 듯했으나, 6~7개월 만에 모두 요직으로 복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강성종 의원(의정부 을)은 20일 열린 대구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 전 청장이 지난해 12월25일 경주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인들과 함께 골프를 칠 때 참석했던 채경수 당시 대구지방국세청장이 7개월 만에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영전했다”고 지적했다. 채 청장은 골프로비 직후인 지난 1월 인사에서 국세청 조사국장으로 좌천됐다가 지난 7월 인사에서 국세청 핵심 자리인 서울국세청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한 전 청장과 함께 골프를 쳤던 이광우 서울국세청 조사4국 4과장은 강원도 영월세무서장으로 갔다가 총리실 감사심의관실로 영전했으며, 김종국 당시 경주세무서장은 한직으로 알려진 상주세무서장을 거쳐 서울국세청 조사과장으로 복귀했다. 골프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확인된 손승락 당시 동대구세무서장도 충남 홍성세무서장으로 좌천됐다가 7개월 만에 경주세무서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또 강 의원이 “한 전 청장의 골프모임과 저녁 술자리에 함께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적절한 조처가 있었느냐”고 묻자 공용표 대구지방국세청장은 “조처를 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인은 전 대구 포항향우회장 김아무개씨, 대구 포항향우회장 원아무개씨, 정아무개 병원장, 포항상의 최아무개 회장, 중소기업 대구경북연합회장 김아무개씨, 이명박 대통령의 동서인 신아무개씨 등 6명이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경기 부천 소사)도 “정치인과 기업인, 국세청 간부들이 골프모임을 한 게 전형적인 검은 커넥션의 출발”이라고 지적한 뒤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국세청 간부들에 대한 인사를 계속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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