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두언 ‘외고→특성화고’ 추진…전교조 “일반고 전환이 해법”

등록 2009-10-21 07:17

지난해 6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혜화동 동성고에서 연 서울시내 6개 외국어고 합동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지난해 6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혜화동 동성고에서 연 서울시내 6개 외국어고 합동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시행령 개정 준비…내신 바탕 추첨선발 유도
외고쪽 입시보완론엔 ‘사교육 못막는다’ 판단
시민단체 “외피만 바꾸면 또다른 문제 나올것”
‘외고 폐지’ 대안 윤곽

‘외국어고 폐지’를 주장해온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특수목적고 자체를 폐지하고, 특목고인 외고·과학고 등을 모두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중이다. 또 특성화고로 전환한 특목고는 여건에 따라 자율학교·자율형사립고(자사고)·개방형자율고(자율형공립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두언 의원은 2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90조의 특목고와 91조의 특성화고는 특징이 비슷함에도 지금까지 나뉘어 운영돼 왔다”며 “90조의 특목고 조항을 삭제하고, 특목고에 해당하는 학교를 모두 특성화고로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시행령 개정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의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앞으로 과학고·외고 등은 특목고가 아닌 ‘특성화고’로 바뀌게 된다.

■ ‘특성화고 전환’ 왜 나왔나 정 의원의 구상은 ‘외고 폐지론’에 맞서 외고가 내놓고 있는 영어듣기평가 폐지나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 ‘외고 보완론’으로는 외고가 낳고 있는 사교육 열풍의 폐해를 없앨 수 없다는 판단을 깔고 있다. 또 재단 전입금 등의 여건 때문에 대부분의 외고가 자사고로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자사고로 지정되려면 학생들이 낸 납입금 총액의 5%에 해당하는 액수를 학교법인이 학교에 내야 한다.

이런 판단에 따라 정 의원은 ‘입시명문고’로 전락한 특목고의 설립 조항을 아예 폐지하고, 모두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특성화고로 바뀐 외고를 자율학교나 자사고 등으로 지정해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은 보장해 주겠다는 복안이다.

정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외고에 자율적 선택권을 주면서도 ‘선발권’은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 쪽 관계자는 “재단 전입금 5% 조건을 충족하는 학교는 자사고로 지정하면 되고,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사립 외고는 그냥 자율학교로, 공립 외고는 자율형공립고로 지정하면 된다”며 “과학고의 경우는 여건이 되면 영재학교로, 여건이 안 되면 과학 분야를 특성화한 자율형공립고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행 규정상으로도 평준화 지역의 자율학교는 추첨제로 학생을 뽑도록 돼 있고, 자사고 역시 내신이 상위 50% 안에 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선발하도록 돼 있다”며 “외고들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결국 선발권은 제한돼 사교육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고 보완론’ 뭐가 문제인가 이런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원외고는 최근 현재 중학교 2학년생이 치르는 2011학년도 입시부터 영어듣기시험을 없애고 내신과 면접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입학정원의 35%를 학교장 추천을 통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대일·이화외고도 영어듣기시험 폐지와 입학사정관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외고 쪽은 입시제도를 손질하면 외고의 사교육 유발 효과를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난이도가 중3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초·중등 영어 사교육의 진원지’라는 지적을 받아온 영어듣기시험을 폐지하면, 이를 대비하는 ‘외고반’을 운영하는 서울 강남과 목동 지역의 학원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은 입시제도를 손질하는 것만으로는 외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송인수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공동대표는 “외고의 영어듣기시험 폐지가 영어 테스트를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입학사정관제 등 특별전형을 통해 얼마든지 영어듣기시험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고 쪽이 새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토플, 토셀 등 다양한 공인영어능력시험 성적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들이 영어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측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내신성적이 중요해지면 내신에서 영어교과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일반고 전환이 근본 해법” 그러나 외고를 자사고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자사고는 내신성적 상위 50% 이내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고, 등록금이 일반고의 3배에 이르는 등 이미 또 하나의 ‘귀족 학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외고가 자사고로 전환해도 학교의 외피만 바꿔 입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대표는 “외고를 자사고로 전환하더라도 우수 학생들을 뽑겠다는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제2, 제3의 외고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선희 이춘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