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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기 용인시 공무원 자살 미스터리

등록 2009-10-26 20:49수정 2009-10-27 00:40

과장 30여명 도장 위조
하위직 홀로 인사 비리?




정기인사때 수십명 승진도와
감사 23일 만에 주검으로

형과 통화서 “나도 미치겠다”
비리 배후, 윗선 있었나 의혹

용인시 잦은 인사도 입길

인사 비리에 연루돼 감사를 받던 경기 용인시 30대 공무원의 자살을 둘러싸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임용된 지 채 5년도 되지 않은 미혼의 7급 공무원이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수십 명의 인사 서류를 조작해 승진을 도왔다는 인사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가 갑작스레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경북 울진군 출신의 김아무개(31)씨는 지난 2005년 용인시 7급 공채를 통해 임용돼 지난해 6월부터 인사 업무를 담당해왔다. 김씨는 인사 비리를 제보받은 감사원이 용인시 감사에 나선 지 20일 만인 지난 12일 연락이 끊겼고, 사흘 뒤인 15일 용인~서울 고속도로 서분당 나들목 부근 빈터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김씨의 승용차 안에선 불에 탄 번개탄이 놓여 있었고 유서는 없었다. 경찰은 감사를 받던 김씨가 자괴감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김씨는 올해 용인시 인사에서 시청 과장들의 도장을 위조해 인사 서류에 찍는 등 직원들의 근무 평점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김씨 유족들은 ‘죽음이 석연치 않으니 배후를 밝혀야 한다’며 장례를 미루다가 주검 발견 닷새째 되는 날에야 장례를 치렀다. 유족들은 용인시가 주는 장례비와 위로금을 거부한 채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26일 수원지검에 냈다.


김씨의 주변에선 ‘자살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김씨의 형(36·교사)은 “동생의 동료들이 ‘장례를 미루고 억울한 죽음의 이유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말하거나, 비슷한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형은 특히 “지난 7월 동생이 ‘인사 때문에 바쁘다. 나도 미치겠다’고 말했다”며 “어떤 일에 몹시 시달린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민기 용인시 의원(민주당)은 “7급 공무원이 혼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과장 30여명의 도장을 위조해 인사 서류를 조작했겠느냐”며 “불투명한 인사 과정에서 젊은 공직자가 자살했으니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나치게 잦은 인사발령을 낸 용인시의 행정도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용인시에선 지난 3년 동안 14차례의 인사발령을 통해 시 전체 공무원 1900명의 곱절이 넘는 4600명 가량이 승진·전보됐다. 용인시 공무원 전원이 최소한 2차례 이상 인사발령이 난 셈이다. 올해 들어서도 6개월 동안 본청 5급 공무원 33명 가운데 28명의 자리가 바뀌었다.

경찰은 아직 어떤 실마리도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통장과 컴퓨터 4대를 분석했으나, 용인시의 인사와 관련해 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감사원이 현재 진행중인 용인시의 인사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에서 비리의 단서나 증거가 나온다면 본격 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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