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민주화의 길 약도
4.19혁명~6월항쟁까지…‘민주화의 길’1.2㎞ 내달 개통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희생된 서울대 출신 18명을 기리는 ‘민주화의 길’ 조성사업이 2년 만에 결실을 맺는다.
서울대는 26일 “교내 18개 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비를 잇는 ‘민주화의 길’ 조성사업이 막바지에 들어섰다”며 “다음달 안에 개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민주화의 길’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서울대 정문 근처 4·19기념탑에서 시작해 인문대학과 중앙도서관, 자연과학대학을 지나 농업생명과학대학에 이르는 1.2㎞를 말한다. 이 길에는 1987년 경찰의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언어학과 84학번)씨를 비롯해 4·19혁명부터 87년 6월항쟁까지 30여년 동안 민주화운동에 몸을 던진 학생들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학교는 이 길에서 떨어져 있는 일부 추모비를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옮기고, 길 중간 4곳에 안내표지판을 세운다.
서울대는 점점 잊혀져 가는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지난 2007년 ‘민주화의 길 조성위원회’를 구성했다. 캠퍼스 곳곳에 흩어져 있는 희생자 추모비를 답사할 수 있는 길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그동안 희생자 유족 및 기념사업회 관계자들과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 왔다.
서울대는 애초 ‘학생의 날’인 11월3일 ‘민주화의 길’을 개통하려 했으나, 안내표지판 문구 수정과 제작 등에 시일이 걸려 일정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주종남 기획처장은 “서울대가 우리나라 학문이나 산업 발전뿐 아니라 민주화에도 크게 이바지했지만 젊은 학생들이 잘 모르고 있다”며 “선배들의 정신을 후배들이 이어받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 길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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