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걷어내 통행 가능…28일 개방
서울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간 뒤, 150m쯤 걸어가면 독립문(사적 32호)을 만날 수 있다. 구한말인 1896년 서재필·이상재·윤치호 등이 중심이 된 독립협회가 지은 회색 화강암 건축물이다.
애초 독립문이 있던 자리에는 ‘영은문’이 있었다. 조선 3대 왕인 태종 7년(1407년)에 청나라 사신을 접대하기 위해 만든 영빈관 앞에 세운 문이다. 독립협회는 한국의 자주독립을 기원하며 영은문을 헐고, 바로 뒤에 독립문을 세웠다. 지금도 독립문 앞에는 영은문의 일부인 두 개의 돌기둥이 남아 있다.
독립문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개선문을 본떠 만들었다. 서재필은 “설계는 독일공사관에 있던 스위스 기사가 맡았고, 공사는 우리나라 목수인 심의석이 담당했다”고 자서전에 남겼다. 공사비는 국민을 상대로 모금했으며, 당시 화폐로 3825원이 들었다. 문 앞뒤로 한글과 한자로 새겨진 ‘독립문’이라는 글씨는 개화파였다 나중에 민족반역자로 변신한 이완용이 썼다고 전해진다.
처음 독립문이 세워진 곳은 지금의 독립문 네거리 자리다. 일제가 독립문 주변으로 차도를 내면서 사람들의 통행이 불가능해졌고, 1979년 서울시가 금화터널과 사직터널을 잇는 고가도로를 만들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철제 울타리에 둘러싸였다.
100여년 가까이 닫혀 있던 독립문이 28일부터 다시 열린다. 서울시는 독립문이 있는 서대문구 현저동의 서대문독립공원(11만㎡)을 새롭게 단장해 개방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재조성 공사로 독립문 주변의 울타리가 사라지면서 시민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독립문 통행이 가능해졌다. 최근 돈의문(서대문)을 원래 위치에 복원하기로 한 서울시는 “고가도로나 차도 등 문제로 독립문을 원래 위치에 옮기는 일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독립문 주변으로 독립광장(1만㎡)을 조성하고, 공원 안 낡은 시설물을 모두 교체했다. 일본식으로 조성돼 독립공원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연못은 우리 전통 방식인 방지(네모 형태의 연못)로 바꿨다. 공사는 지난해 8월부터 1년 동안 진행됐으며, 모두 239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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