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신문> 소속 기자 조세형(사진 맨 왼쪽)
29일 창립…평전 발간 등 조명
1956년 어느 날 경무대 기자회견장, 26살의 <평화신문> 소속 기자 조세형(사진 맨 왼쪽)은 이승만 대통령한테 질문했다. “대통령께서는 자유당의 실세 이기붕 국회의장이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사건을 알고 계십니까?”
모두가 숨을 죽였다. 이 대통령은 비서실장을 돌아보며 “실장, 한번 알아보시오”라고 말했다.
회견 뒤 신문사로 돌아온 그는 ‘파면-조세형’이라는 사내 고시를 접했다. 한국 언론사에서 정치적 사유로 해직기자 1호가 되는 순간이었다. 조세형 기자는 그뒤에도 1961년 5·16쿠데타 직후 투옥과 해직, 1967년 경향신문 편집부국장 시절 강제 해직 등 세 차례나 펜을 빼앗긴다.
지난 6월17일 별세한 조세형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족적을 재조명하는 평전 발간작업이 시작된다. 1950년대 정치기자로서 새로운 취재보도 기풍을 세웠던 대목을 ‘정치기자의 새 기풍’이란 제목으로, 당시 <조선일보> 기자로 일선을 함께 뛰었던 조용중(79) 전 <연합통신> 사장이 기록한다. 이밖에 ‘언론인 조세형 탐구’(최일남) ‘신문현대화운동’(박권상) ‘국제보도와 해외취재’(김영희) ‘논평·해설의 새 지평’(권오기) ‘언론에서 정치로’(남재희) 등의 꼭지들이 평전에 담긴다.
편찬위원장을 맡은 서동구(77) 전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사장은 “언론인과 정치인의 길을 올곧게 걸었던 그의 일대기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뜻을 기리려는 사람들은 29일 오후 3시 한국관광공사 3층에 모여 기념사업회(회장 정진길)를 창립한다.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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