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법 ‘위법이지만 유효’] ‘종편 진출’ 재계 반응
헌법재판소가 언론법 개정안에 대해 ‘유효’ 판정을 내린 29일 재계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주요 그룹들은 “공식적인 논평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종편(종합편성채널)에 진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별 기업에 따라 방송 진출에 대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만큼 방송통신위원회가 최종적인 종편 정책을 내놓고 난 뒤 공식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쪽은 “회원사(기업)에 따라 종편에 대한 선호가 다를 것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케이티(KT) 관계자도 “회사 차원에서 아이피티브이(IPTV)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종편에 대해서는 정확한 방침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일부에서는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민영화된 이후 설립되는 민영 미디어랩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종편 채널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SK)그룹은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주요 임원은 “최근 한두달 사이에 종편과 관련된 추가 논의는 한번도 없었다”며 “(에스케이텔레콤이) 종편에 진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도 “헌재 결정이 난 뒤에도 그룹 차원의 논의나 문의가 없었다”며 “종편 채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 그간의 공식 방침이었고,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4대그룹의 한 대외협력팀 간부는 “방송통신위 차원에서 종편에 대한 방침이 조만간 나오게 되면, 각 그룹들도 방침을 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특정 언론사와 손잡고 종편에 진출하는 것을 껄끄러워 하기 때문에 컨소시엄으로 공동 투자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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