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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일 경비정 해상 대치 외교 문제로 떠올라

등록 2005-06-01 14:05수정 2005-06-01 14:05

한일 경비정 한국어선 놓고 해상대치 1일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앞바다에서 장어잡이 통발어선 신풍호에 한국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서로의 로프를 묶은 채 대치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한일 경비정 한국어선 놓고 해상대치 1일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앞바다에서 장어잡이 통발어선 신풍호에 한국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서로의 로프를 묶은 채 대치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일 EEZ 침범' 한국어선 처벌 줄다리기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들어갔다 일본 순시정에 쫓겨 한국 쪽으로 넘어온 한국 어선의 처리 문제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외교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번 일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과거사와 북핵 문제 해법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것이어서, 자칫 두 나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후 방한 중인 아이사와 이치로 일본 외무성 부대신을 만난 자리에서 “기상 악화 등으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생길 수 있으니 (일본 순시선은) 대치를 풀고 즉각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아이사와 부대신은 “일본 법령과 국제법에 따라 해결할 문제이나 한­일 관계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쪽은 한국 배의 현재 위치가 한국 영해가 아니기 때문에 어업협정에 따라 지도권과 추적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자국으로 끌고가 조사한 뒤 처벌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해경 경비정 4척과 일본 순시정 3척은 이날 오전 2시부터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자 공해인 울산 울주군 간절곶 동방 16마일(28.8㎞) 해상에서 통영 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 신풍호’(77t급)에 서로 밧줄을 묶은 채 2일째 대치하고 있다.

앞서 31일 밤 부산 기장군 대변항 동방 27마일 해역에서 조업을 하던 신풍호는 이날 밤 11시28분께 일본 순시정들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을 3마일 침범해 불법 조업을 했다”며 나포하려 하자 한국 쪽 해역으로 달아났다. 신풍호는 1일 새벽 2시께 울산 간절곶 해상에서 한국 경비정에 검거됐다. 이 때 일본 순시정 요원 2명이 신풍호에 올라온 뒤 창문을 깨고 조타실로 들어가 신풍호 선원 황아무개(39)씨의 머리 등에 타박상을 입혔다.


해경은 신풍호가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검거된 만큼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인 뒤 한국이 처벌하겠다며 일본 순시정의 퇴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일본 쪽은 신풍호의 현재 위치가 한국 영해가 아니기 때문에 지도권과 추적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자국으로 끌고가 조사한 뒤 처벌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본 쪽은 신풍호의 불법조업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대라는 한국 쪽의 요구에는 정황증거만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신풍호의 불법조업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대치하고 있고, 선주가 우리 국민인 만큼 형사관할권은 우리 쪽에 있다”고 말했다.유강문,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일본 동해상 순시정 증파…7척으로 늘어

1일 한국 어선을 사이에 두고 한국 해경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의 동해상 대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측이순시정을 증파,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울산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25분께 울산 울주군 간절곶 남동방 16마일 한국 어선을 사이에 두고 한국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대치하고 있는 현장에 일본측이 3천t급 대형 순시정을 추가 투입했다.

▲ 한일 경비정 한국어선 놓고 해상서 대치 1일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앞바다에서 장어잡이 통발어선 신풍호에 한국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서로의 로프를 묶은 채 대치하고 있다.(울산=연합뉴스)

이에따라 일본측 순시정은 모두 7척으로 한국 경비정 6척보다 1척 더 많아졌다.

한국 해경은 부산 해경 소속 3천t급 3001함, 1천500t급 1503함 등 2척과 울산해경 소속 300, 307, 251, 130함 등 4척을 투입한 상태다.

한국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은 이날 오전 2시부터 해상에서 통영선적 통발어선 502 신풍호를 견인하겠다며 이 시간 현재까지 20시간 가까이 대치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까지 울산 앞 동해상에서 신풍호를 사이에 둔 채 한.일 경비정과순시정 각 3척씩 모두 7척이 서로 밧줄로 묶어 계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후 들어 기상이 악화되며 어선의 파손을 우려, 신풍호와 비슷한 규모의 100t급 해경 경비정과 일본 PC206 순시정 등 각 1척씩이 밧줄로 묶은 채 대치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한-일 해상대치, ‘서로 배 먼저 떼라’ 신경전

일본 순시정들이 일본 EEZ(배타적경제수역)를 침범해 조업했다며 한국 어선을 나포하려하자 우리 해경 함정이 출동, 장시간해상대치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독도영유권 다툼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협상과정및결과에 따라 외교문제로 비화될 소지까지 안고 있다.

△ 일본측 나포시도 = 1일 0시15분께 150t급 일본 순시정 2척은 부산시 기장군대변항 동방 27마일 해상에서 조업하던 통영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 신풍호'(77t.선장 정모.38)가 일본 EEZ쪽으로 3마일 침범했다며 나포를 시도했다.

일본 순시정은 신풍호에 정선을 요구하면서 배를 갖다댄 뒤 일본 요원 4명이신풍호에 뛰어올랐다.

이 과정에서 일본 요원 1명이 실수로 바다에 빠지자 다른 1명이 이 요원을 구조해 순시정으로 돌아갔으며, 나머지 2명이 신풍호에 승선해 갑판장 황모(39)씨의머리를 곤봉과 헬멧으로 마구 때리고 조타실의 창문을 깼다.

이에 신풍호는 부산해경에 신고한 뒤 한국해역으로 달아났다.

현재 머리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치료중인 황씨는 "선박의 냉각수가 고장나 부산 대변항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선장의 말에 따라 키를 대신 잡고는 잠시 졸고있는데 갑자기 조타실쪽에 환한 라이트가 비치고 일본 순시정이 나타났다"며 "일본요원이 휘두른 봉과 헬멧으로 10분가량 정신없이 맞았다"고 말했다.

△ 대치 = 한국 해역으로 달아나던 신풍호는 2시간 뒤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남동방 16마일(28.8㎞) 해상에서 울산해경 소속 250t급 경비정 251함의 호위를 받았다.

251함은 나포를 막기위해 신풍호의 좌현에 배를 대고 밧줄을 던져 경비정에 계류했고, 뒤쫓아온 일 순시정도 신풍호 우현에 밧줄을 던져 순시정에 묶었다.

이어 해경은 울산해경소속 250t급 2척과 부산해경 소속 1천500t급 등 모두 4척의 경비정을 다시 투입, 2척이 신풍호 왼쪽으로 여러개의 밧줄로 계류했고, 일본도150t급 순시정 1척을 추가 동원, 모두 3척이 신풍호 오른쪽으로 계류하며 대치가 본격화됐다.

울산해경 소속 300t급 300함은 이들 선박 주변을 돌며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선상 협상 = 새벽 2시부터 시작된 상황이 오전 10시까지 계속되자 울산해경김승수 서장은 직접 현장에 출동, 협상에 들어갔다.

일본 측은 신풍호가 일본 EEZ를 3마일 침범해 불법 조업을 했다며 일본으로 나포해 일본 법정에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일본측은 특히 "지난달 말 해상보안청이 한국 장어잡이 통발어선들의 일본 EEZ조업이 심각해 한국 어선들이 일본 EEZ만 침범해도 불법조업으로 간주, 나포하겠다고 밝혔다"점을 상기시켰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불법조업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한 나포를 허용할 수 없다며, 특히 신풍호가 일본 EEZ를 침범해 불법 조업을 했더라도 이미 한국 EEZ에서 우리측이 먼저 잡은 점을 들어 한국에서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 현장 = 대치가 진행중인 해상은 한국 EEZ로 한.일간 EEZ 경계수역에서 한국EEZ안으로 18마일(32.4㎞)이나 들어와 있는 지점. 이 곳은 우리나라 해안에서 12마일까지로 정해져 있는 한국 영해와는 달리 공해상으로 어느 나라 국적의 선박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이다.

현재 한국 해경 경비정들과 일본 순시정들은 문제가 된 통영 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 신풍호(77t.선장 정모.38)'를 가운데 두고 해상에서 서로 묶여져 있는상태다.

현재 이 해역은 1.5- 2m높이의 파도가 일고 안개가 끼는 등 기상이 악화되고 있으며 선박 충돌로 인한 침몰 사고 등을 우려, 양측이 서로 줄을 먼저 풀라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일본요원에 5분여간 정신없이 맞았다”

구타당한 신풍호 갑판장 병원 입원

▲ 1일 새벽 울산 울주군 간절곶 동방 해상에서 일본 EEZ(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했다며 일본 순시정 요원으로부터 봉과 헬멧으로 구타당한 통영선적 신풍호 갑판장 황모(39)씨가 울산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
1일 새벽 일본 EEZ(배타적경제수역)를 침범했다며 일본 순시정 요원으로부터 선상에서 구타당한 통영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신풍호(77t급) 갑판장 황모(39)씨는 "일본 순시정 요원이 휘두른 봉과 헬멧으로 5~10분 가량 정신없이 맞았다"고 말했다.

현재 머리 등에 상처를 입고 울산 굿모닝병원에서 치료 중인 황씨는 이날 0시를조금 넘긴 시간 일본 순시정과 마주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황씨는 "선박의 냉각수가 고장나 부산 대변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선장의말을 듣고 키를 대신 잡고는 잠시 졸고 있는데 갑자기 조타실쪽에 환한 라이트가 비치고 일본 순시정 1척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일본 순시정이 EEZ지역을 침범했다며 우리측에 `정지하라'고 방송한 뒤 우리 배에 계속 다가왔고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어 울산항 쪽으로 항해를 계속했다"며 "순시정은 끝까지 쫓아와 우리 배에 접안했고 일본 요원 2명이 배에 올라타고는 `배를 세우라'고 요구하며 나와 선장을 봉과 헬멧으로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키를 잡고 있는데다 일본의 기관 요원에게 대응할 수 없어 5~10분가량 정신없이 머리 등을 맞았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렇게 맞다간 죽겠다 싶어 선실에서 자고 있던 선원들을 부르기 위해비상벨을 눌렀고 선원 8명이 나와 겨우 일본 요원의 구타를 막을 수 있었다"며 "구타당한 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아파 키를 기관장에게 넘기고 선실에 내려가누웠다"고 전했다.

황씨는 "일본 요원들이 올라와 있는 와중에 선장이 인근 선박에 전화로 `해경에빨리 신고해 달라'고 요청, 1시간여만에 우리 해경 경비함이 현장에 도착해 나는 후송되고 지금까지 계속 대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잠시 졸음에 빠진 사이 일본 EEZ를 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데, 또 죽을 만큼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일본 요원들이 그렇게 무자비하게 때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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