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몰린 소기업 사장 일가족 4명 한강에 몸던져 숨져
장난감 기차를 만들어 팔며 단란하게 살아가던 일가족 4명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한강에 몸을 던졌다.
1일 오전 2시40분께 서울 강동구 암사2동 한강생태보전지역에서 이아무개(45·서울 도봉구 창동)씨와 이씨의 부인(43), 딸(10), 아들(9) 등 일가족 4명이 물에 빠져있는 것을 한강관리사업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부인과 딸은 생명을 건졌지만 이씨와 아들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졌다. 목격자 차아무개(52)씨는 “순찰을 돌다 갑자기 한강에서 허우적거리는 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강변에서 50m쯤 떨어진 곳에 이씨 등이 물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들 말로는 숨진 이씨는 지난 2000년 장난감 회사에 다니다 회사 사정으로 해고된 뒤 빚을 내 장난감 기차 사업을 시작했다. 직원 10명의 작은 공장이었지만 순이익만 월 400만~500만원이 될 정도로 사업이 잘 됐다. 빚도 조금씩 갚아 나갔다. 그러나 2003년부터 일감이 줄기 시작하면서 사업은 급격히 기울었다. 결국 직원 월급이 밀려 고소를 당하더니 공장 전기마저 끊겼다. 내 집 마련을 꿈꾸며 10년 동안 살아온 전세집은 월세로 바뀌었다. 그나마 6개월째 월세가 밀리며 보증금까지 까먹었다. 2월부터는 도시가스마저 끊기는 처지가 됐다.
부인 이씨는 “온가족이 한강가로 산책을 나왔는데 새벽께 남편이 갑자기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며 “처음에는 말리다가 ‘이렇게 살 바에는 같이 죽자’며 온 가족이 손을 잡고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피를 토할 정도로 몸이 안좋았지만 ‘돈이 어딨냐’며 병원도 가지 않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월에는 제주도에서 사업실패를 비관한 일가족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이어, 4월과 2월에는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카드빚을 견디다 못한 일가족 4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한겨레> 사회부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부인 이씨는 “온가족이 한강가로 산책을 나왔는데 새벽께 남편이 갑자기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며 “처음에는 말리다가 ‘이렇게 살 바에는 같이 죽자’며 온 가족이 손을 잡고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피를 토할 정도로 몸이 안좋았지만 ‘돈이 어딨냐’며 병원도 가지 않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월에는 제주도에서 사업실패를 비관한 일가족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데 이어, 4월과 2월에는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카드빚을 견디다 못한 일가족 4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한겨레> 사회부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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