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면회·외출·외박 금지…휴가도 일부 중단
국방부는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 전염병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높아짐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잠정 중지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예비군 훈련을 4일 오후 5시까지 마무리하고, 이달 말까지 계획된 예비군 훈련 전체를 잠정 중지한다”고 밝혔다. 예비군 훈련은 추위를 피해 3월부터 11월 말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 훈련을 하지 않으면 올해 계획된 예비군 훈련은 모두 중지되는 셈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조처로 올해 훈련을 받지 못하는 예비군은 30만명에 이르며 이들에 대해서는 내년 훈련대상과 훈련장 수용능력 등을 종합 검토해 훈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병들의 면회·외출·외박은 금지를 원칙으로 하되, 해당 부대와 지역의 신종 플루 발생 현황을 고려해 대대급 지휘관이 판단해 허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부분적이긴 하지만 장병 휴가가 대간첩작전 등 비상상황이 아닌 평시에 전군 차원에서 전면 중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국가 위기상황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학교 신종 플루 예방접종 때 군 의료인력을 적극 지원하고, 신종 플루 환자 대량 발생에 대비해 군 병원에 439병상의 격리 병상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편 신종 플루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위해 구성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첫 회의를 열어, 지역 대책본부장인 시장과 구청장, 군수 등 전국 기초자치단체장들이 관내 학교장 및 지역교육청 교육장과 협의해 지역별 공동휴업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관내 학교에서 신종 플루 환자가 발생할 경우 자치단체장이 환자가 다니던 학원을 파악해 해당 학원에 ‘등원 중지’ 조처를 하고 학원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16개 시·도 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어 신종 플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직접 학교에 가보니 많은 교장들이 ‘휴업을 하는 게 오히려 학생들을 무방비 상태로 내모는 것이다. 학교가 학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얘기들을 하더라”며 “휴업이 능사가 아니니 잘 판단해 달라”고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또 “학원은 학교에 비해 대책이 미비하다. 학교가 휴업을 할 경우 인근 학원도 휴원을 하도록 잘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혁철 이춘재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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