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및 임금 노동자 대비 비중
비정규직 2년만에 증가세
전체 임금노동자중 35% 차지…경기한파 영향도
남성 비정규직은 줄었는데 여성은 32만여명 늘어
전체 임금노동자중 35% 차지…경기한파 영향도
남성 비정규직은 줄었는데 여성은 32만여명 늘어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2년반 만에 다시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정부의 일자리 대책이 취업자 수 유지에는 어느 정도 도움을 줬지만, 전반적인 고용의 질은 크게 나빠졌음을 뜻한다. 정부는 올해 수십만개의 단기 일자리를 만들면서 9월 취업자 수를 1년 전보다 7만1000명 늘리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은 비정규직이었고, 비정규직의 평균 임금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4일 통계청의 ‘2009년 8월 근로 형태별 및 비임금 근로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의 비중은 34.9%로 지난해 8월(33.8%)보다 1.1%포인트 늘었다. 비정규직 비율은 2007년 3월 36.7%를 기록한 이후 줄어들면서 올해 3월엔 33.4%까지 내려왔으나, 이번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1년 전보다 5.7%(30만9000명) 늘어난 반면, 정규직 노동자는 0.6%(6만6000명)밖에 늘지 않은 까닭이다. 지난해 8월엔 정규직이 1년 전보다 4.7%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은 4.5% 줄면서 고용의 질이 개선된 바 있다. 비정규직의 고용 형태별로 보면, 근로 계약 기간을 별도로 정하는 기간제 노동자가 45만명이나 늘면서 전체 비정규직 증가를 이끌었다. 이들은 주로 근속연수 1년 미만으로, 특히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34만7000명)에서 많이 늘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와 청년 인턴 등 정부 재정 투입으로 만든 일자리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임시 처방에 급급한 일자리만 많이 늘려온 결과”라고 진단했다. 비정규직의 근로 조건은 훨씬 열악해졌다. 올해 6~8월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120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7.3%나 줄었다. 새로 생긴 비정규직 일자리의 임금 수준이 낮아 평균 임금을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비정규직의 평균 근속기간은 지난해보다 3개월 줄어든 1년9개월로 신규 진입자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비정규직 가운데 1년 이상 근속자의 비중은 1년 전보다 4.6%포인트 하락한 37.4%로 나타났다. 정부가 만든 일자리 중 상당수는 초단기 계약에 월 80만원가량을 주는 저임금 일자리가 많다. 이에 따라 정규직 비정규직간 임금 격차도 벌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 임금 격차는 83만1000원이었지만, 올해는 99만9000원이었다.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여성 비정규직이 32만7000명(11.9%)이나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직원을 둘 형편이 안 되는 여성 자영업자가 1년 전보다 11만3000명,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무보수로 일해온 여성들이 10만9000명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비정규직으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고용 조건이 상대적으로 나쁜 용역, 파견, 특수형태 근로, 일일근로, 가정내 근로 등 이른바 ‘비전형 근로자’가 8월에 228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만6000명이나 늘어난 것도 두드러진다. 비전형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19만1000원으로 임시직 등을 포괄하는 ‘한시적 근로자’(130만1000원)의 평균 임금에 크게 못 미친다. 또 비정규직이 퇴직금과 시간외 수당의 혜택을 받는 비율도 각기 32.7%와 20.4%로, 2008년 8월의 35.6%, 20.7%보다 낮아졌고, 노동조합 가입률은 2.5%로 1년 전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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