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270명 · 학생 6500명 선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이 이미 세종시에 제2캠퍼스를 설립하는 안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에 서울대 제2캠퍼스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강태진 서울대 공대 학장은 5일 “최근 세종시에 7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57만평 규모의 제2캠퍼스를 짓는다는 초안을 마련해 이장무 총장께 구두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가 추진하는 제2캠퍼스 설립안은 지금의 관악캠퍼스와 별도로 교수 270명과 학생 6500명을 선발해 융·복합학문 교육 및 연구를 수행하는 ‘융합과학대학’(가칭)을 설립한다는 것이다.
소속 학과 및 학부는 미디어아트, 나노융합 등 이공계 중심 융합과정 10개와 미래학, 프런티어인문학 등 사회과학 융합과정 3개, 기술경영 의학대학 등 모두 15개로 구성된다. 또 캠퍼스 조성 비용은 교육기본시설과 지원시설에 4200억원, 도시기반시설에 1400억원 등 모두 7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강 학장은 “이미 부지 조성이 완료된 상태라 초안이 확정되면 3년 이내에 공사를 마무리짓고 이르면 2013년부터 신입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5개월 전 공대에서 (그런 방안을) 제안했지만, 총장께서 시기상조라며 반려했다”며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검토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세종시 조성 계획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난다면 이 문제를 학장회의와 평의원회 등 공식 절차를 거쳐 논의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이런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세종시 수정안을 성사시키기 위해 서울대에 지나친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