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살아있으리라는 1%의 희망으로 버텨왔는데 시신이 확인됐다고 하니 허망할 뿐입니다.
" 지난해 12월 지진해일(쓰나미) 참사 당시 태국 남부 휴양지에서 실종된 한국인가운데 마지막까지 시신을 찾지 못했던 실종자 조상욱(당시 29세)씨의 시신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조씨의 아버지 조종수(61.경북 김천시)씨는 그동안 품어왔던 희망이 한순간 절망으로 돌변하자 망연자실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중매로 만난 이모(26.여)씨와 결혼식을 올린 뒤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3박4일 일정으로 태국 푸껫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던 상욱씨 부부는 이튿날오전 5시께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화를 마지막으로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됐다.
연락이 끊어지자 양가 부모는 곧바로 현지로 출발, 열흘동안 수소문 끝에 혜정씨의 시신은 확인했으나 상욱씨의 시신은 행방을 찾지 못해 애만 태웠다.
이어 양가 부모는 혜정씨의 유골을 상욱씨의 조부모 산소 앞에 매장한 뒤 상욱씨의 시신을 찾기 위해 최근까지 2차례나 더 푸껫을 찾았지만 허사였다.
이때문에 상욱씨의 아버지는 생업을 거의 포기하다시피하는 등 유족들은 말로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러던 중 상욱씨의 아버지는 아들 내외와 같은 여행사를 통해 신혼여행을 갔다변을 당한 허진연(32.여.부산시)씨의 시신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태국 현지에서 열린 허씨의 장례식에도 참석했다.
이같은 인연으로 "상욱씨의 시신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진연씨의 아버지 허유구(62)씨도 상욱씨의 시신을 찾으러 가는 길에 흔쾌히 동행,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기로 했다.
죽은 상욱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을 찾아 그동안 홀로 외로웠을 며느리 무덤 옆에 묻어주고 싶다"면서 "이승에서 못한 부부의 정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김천/연합뉴스)
죽은 상욱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시신을 찾아 그동안 홀로 외로웠을 며느리 무덤 옆에 묻어주고 싶다"면서 "이승에서 못한 부부의 정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김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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