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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대사 별세

등록 2009-11-15 19:17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국대사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국대사
6월항쟁·톈안먼…‘격동의 현장’ 목격자
“레이건 친서, 전두환 계엄령 막아” 회고
중국 태생…80년대말 연이어 한·중 대사
제임스 릴리(사진) 전 주한 미국대사가 1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의 시블리 미모리얼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1.

릴리 전 대사는 한국의 6월 항쟁, 중국 톈안먼(천안문) 사태 등이 벌어지던 1980년대 말~90년대 초의 격동의 시기에 각각 한국과 중국 주재대사를 지냈다. 이에 앞서 그는 오랜 기간 아시아에서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활동하는 등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1928년 중국 칭다오에서 태어난 그는 석유 관련 사업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 동양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미 예일대를 졸업한 뒤, 조지워싱턴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51년 중앙정보국에 들어가 78년까지 27년간 일본, 중국, 대만, 홍콩, 타이,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서 주로 활동했다. 이후 그는 국무부로 옮겨 1981~84년 당시 대만 주재 대사관격 이었던 대만미국연구소 대표를 지냈다. 그리고 86~89년 주한대사, 89∼91년 주중대사를 잇따라 역임했다.

지난 2004년 발간된 자서전 <차이나 핸즈>(China Hands)에서 고인은 주한대사 시절인 87년 6월 항쟁 당시 한국의 계엄령을 반대하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친서를 직접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 계엄령 선포 직전까지 갔던 상황을 가까스로 막았다고 회고했다.

또 89년 톈안먼 사태 때는 중국의 인권탄압을 강하게 비난하며 사태 해결을 위한 물밑 조율작업도 벌였다. 그는 중국과 대만 양쪽에서 인정받는 거의 유일한 외교관이었다. 그에 이어 91년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스테플레톤 로이는 “그는 중국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중국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는 아무런 로맨티시즘이 없다. 그는 중국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지만, 또 한편으론 미-중 관계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미 정부가 중국에 매우 큰 비중을 두게 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3일 성명을 내고 “최고 외교관 중 한 명인 릴리 전 대사의 타계 소식에 슬픔을 감출 수 없다”며 “그는 인권과 민주화를 지지하는 미국의 목소리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고인이 베이징에서 중앙정보국 요원으로 활동할 당시인 70년대 초반 중국 주재 중앙정보국 지부장을 지낸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별도 성명을 통해 “릴리 전 대사는 가장 정통하고 유능한 대사였다”고 애도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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