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87년형 열차 단열재서 최고 85% 검출
공기중 날릴 우려 지적에 코레일 “부품교체중”
공기중 날릴 우려 지적에 코레일 “부품교체중”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객실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철도노동조합(위원장 김기태)과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상임대표 백도명)는 새마을·무궁화호 객차의 히터에 쓰이는 단열재 시료 28개를 분석했더니 그 중 12개에서 석면의 일종인 백석면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87% 농도로 검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석면은 폐암과 악성중피종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과거 각종 건물과 시설의 단열재로 사용됐다가 피해가 알려지면서 현재 사용이 금지된 상태다.
철도노조와 석면추방네트워크는 지난 9월 새마을·무궁화호 21개 객차를 무작위로 선정해, 창측 의자 옆 히터와 내장 급수관, 승강문 내장판 등에서 28개 시료를 채취했다. 분석 결과, 11개 객차의 12개 시료에서 백석면이 최고 85% 농도로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석면은 모두 1986~87년에 제작된 객차의 히터에 쓰이는 불연 내장재에서 나왔다. 불연 내장재는 히터 열로 인해 열차 안 내장재가 녹거나 화재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해 히터와 내장재 사이에 넣는 단열재다.
최예용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객차 내 석면은 진동과 열에 부스러질 가능성이 있고, 부스러진 석면 가루는 히터의 배출구를 통해 객실 안 공기에 날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또 객차 외부의 제동장치에서 채취한 20개 시료 가운데 1991년산 부품에서 얻은 2개에서도 석면이 각각 10%와 80% 농도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철도노조와 석면추방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내어 “석면이 검출된 1986∼87년 연식 열차의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모든 열차에 대해 석면 노출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각각 124량과 1006량이 운행되며,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만여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코레일도 보도자료를 내어 “석면 재료는 석고판과 같은 고체 형태라 먼지로 흩날리지 않고, 스테인리스 덮개 때문에 히터 바깥으로 날릴 가능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코레일은 석면이 부품에 쓰인 열차는 1990년 이전에 제작된 148량으로, 2006년부터 비석면 물질로 부품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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