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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일 경비정 13척 동해서 대치

등록 2005-06-02 02:38

한일 경비정 한국어선 놓고 해상대치 1일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앞바다에서 장어잡이 통발어선 신풍호에 한국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서로의 로프를 묶은 채 대치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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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비정 한국어선 놓고 해상대치 1일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앞바다에서 장어잡이 통발어선 신풍호에 한국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서로의 로프를 묶은 채 대치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

한국어선 양쪽서 묶고 이틀째 실랑이
일 “끌고가 조사” 한 “그냥 돌아가라”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넘어갔다 일본 순시정에 쫓겨 한국 쪽으로 돌아온 우리 어선을 사이에 두고 한국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이틀째 대치하고 있다. 두 나라 정부는 대치 상황을 풀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서로 견해 차이가 커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일 새벽 현재 우리 해경 경비정 6척과 일본 순시정 7척이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자 공해인 울산 울주군 간절곶 동방 16마일(28.8㎞) 해상에서 통영 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신풍호’(77t급)를 서로 빼앗기지 않으려고 신풍호에 밧줄을 매달고 이틀째 대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1일 밤 부산 기장군 대변항 동방 27마일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신풍호는 일본 순시정들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을 3마일 침범해 불법 조업을 했다”며 나포하려 하자, 한국 해역으로 달아나다 이날 밤 11시35분께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일본 순시정 요원 2명이 신풍호에 올라타 창문을 깨고 조타실로 들어가 신풍호 선원 황아무개(39)씨의 머리 등에 타박상을 입혔다.

신풍호는 1일 0시15분께 부산 해경에 “일본 순시정에 쫓기고 있다”며 무선으로 연락한 뒤 우리 쪽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피해 왔고 이날 새벽 2시께 간절곶 동방 16마일 해상에서 해경 경비정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다.

해경 경비정 3척과 일본 순시정 3척은 이 곳에서 신풍호에 밧줄을 묶은 채 대치하다 이날 오후 기상악화로 신풍호 파손이 우려되자 각각 1척씩을 뺀 나머지는 밧줄을 풀었다. 이 과정에서 신풍호 선원 8명은 우리 쪽 경비함으로 안전하게 이동했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일 오후 방한 중인 아이사와 이치로 일본 외무성 부대신을 만난 자리에서 “기상 악화 등으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생길 수 있으니 (일본 순시선은) 대치를 풀고 즉각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아이사와 부대신은 “일본 법령과 국제법에 따라 해결할 문제이나 한­일 관계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쪽은 한국 배의 현재 위치가 한국 영해가 아니기 때문에 어업협정에 따라 지도권과 추적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자국으로 끌고가 조사한 뒤 처벌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신풍호 사이두고 ‘겹밧줄’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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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한국 어선의 불법 조업 여부를 둘러싸고 실랑이를 벌이며 장시간 대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신풍호 선원들은 “불법 조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일본 쪽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불법 조업을 한 만큼 일본으로 끌고 가겠다”며 버티고 있다.

◇ 신풍호는 불법조업을 했나?=1일 한국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정이 신풍호 처리를 놓고 장시간 실랑이를 벌인 울산 울주군 간절곶 앞 16마일(28.8㎞) 해상은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수역이다. 우리 쪽 배타적 경제수역 안으로 18마일(32.4㎞)이나 들어와 있는 지점이다.

하지만 공해상인 배타적 경제수역은 각국의 연안에서 12마일까지로 정해져 있는 영해와 달리 어느 나라 국적의 선박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이다. 다만 불법 조업을 한 선박이 상대국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넘어가면 추격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넘어갔던 우리 쪽 신풍호가 불법 조업을 했느냐가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신풍호 선원들은 “졸다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넘어갔을지는 모르나 불법 조업을 하지 않았으며 일본 순시정의 과잉대응을 피해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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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박했던 상황 = 31일 밤 11시28분께 일본 순시정의 나포를 피해 한국 해역으로 달아나던 신풍호는 2시간 뒤인 1일 새벽 2시께 간절곶 남동방 16마일 해상에서 울산 해경 소속 250t급 경비정 251함에 발견됐다. 251함은 신풍호의 나포를 막기 위해 신풍호 왼쪽에 배를 댄 뒤 밧줄을 던져 경비정에 묶었다. 뒤쫓아온 일본 순시정도 신풍호 오른쪽에 밧줄을 던져 순시정에 묶었다. 이어 해경은 울산해경 소속 250t급 2척과 부산해경 소속 1500t급 등 모두 4척의 경비정을 추가 투입했으며, 이 가운데 2척이 신풍호의 왼쪽을 여러개의 밧줄로 계류했다. 이에 일본도 150t급 순시정 1척을 추가로 동원해 모두 3척이 신풍호 오른쪽으로 계류하며 대치가 본격화됐다.

신풍호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던 두 나라는 서로 경비정과 순시정을 추가 배치하며 사실상 ‘무력시위’를 벌였다. 애초 우리 쪽은 신풍호를 호위하기 위해 경비정 4척을 보내 3척의 순시정을 보냈던 일본보다 1척이 많았으나, 일본 쪽이 순시정 3척을 더 보내 1척을 더 보강한 우리 쪽보다 오히려 1척이 많아졌다.

◇ 비슷한 사례 = 지난해 5월24일 통영 선적 장어 통발어선 풍운호가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자 일본 순시정이 나포하기 위해 추격하던 중 고무탄을 발사하는 등 과잉대응해 분쟁이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풍운호는 일본 순시정을 피해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넘어왔으나 이번처럼 일본 순시정의 집요한 추격을 받지는 않았다.

당시 두 나라는 한국 해경청장과 일본 해상보안청 장관이 참석한 ‘한-일 해상치안 기관장회의’를 열어 유사 사례가 발생하면 상대국에 통보해 처리하도록 양국의 우호적 공조를 약속한 바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일본요원에 5분여간 정신없이 맞았다”

구타당한 신풍호 갑판장 병원 입원

%%990004%% 1일 새벽 일본 EEZ(배타적경제수역)를 침범했다며 일본 순시정 요원으로부터 선상에서 구타당한 통영선적 장어잡이 통발어선 502신풍호(77t급) 갑판장 황모(39)씨는 "일본 순시정 요원이 휘두른 봉과 헬멧으로 5~10분 가량 정신없이 맞았다"고 말했다.

현재 머리 등에 상처를 입고 울산 굿모닝병원에서 치료 중인 황씨는 이날 0시를조금 넘긴 시간 일본 순시정과 마주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황씨는 "선박의 냉각수가 고장나 부산 대변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선장의말을 듣고 키를 대신 잡고는 잠시 졸고 있는데 갑자기 조타실쪽에 환한 라이트가 비치고 일본 순시정 1척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일본 순시정이 EEZ지역을 침범했다며 우리측에 `정지하라'고 방송한 뒤 우리 배에 계속 다가왔고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어 울산항 쪽으로 항해를 계속했다"며 "순시정은 끝까지 쫓아와 우리 배에 접안했고 일본 요원 2명이 배에 올라타고는 `배를 세우라'고 요구하며 나와 선장을 봉과 헬멧으로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키를 잡고 있는데다 일본의 기관 요원에게 대응할 수 없어 5~10분가량 정신없이 머리 등을 맞았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렇게 맞다간 죽겠다 싶어 선실에서 자고 있던 선원들을 부르기 위해비상벨을 눌렀고 선원 8명이 나와 겨우 일본 요원의 구타를 막을 수 있었다"며 "구타당한 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아파 키를 기관장에게 넘기고 선실에 내려가누웠다"고 전했다.

황씨는 "일본 요원들이 올라와 있는 와중에 선장이 인근 선박에 전화로 `해경에빨리 신고해 달라'고 요청, 1시간여만에 우리 해경 경비함이 현장에 도착해 나는 후송되고 지금까지 계속 대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잠시 졸음에 빠진 사이 일본 EEZ를 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데, 또 죽을 만큼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일본 요원들이 그렇게 무자비하게 때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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