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희망 없어져 극단적 선택”
수감돼 있던 구치소 안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쇄살인범 정남규(40)의 직접적인 자살 동기는 일단 최근 고조된 사형제 존속과 집행에 대한 강경 여론에 따른 부담감과 불안감으로 추정된다.
정의 유서는 22일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이 자신의 노트에 `사형을 폐지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요즘 사형제도 문제가 다시…'라며 자신의 불안한 심리상황을 내비친 데서 이런 추정이 가능하다.
최근 `조두순 사건' 등 엽기적인 흉악범죄가 잇따르자 1997년 12월 이후 중단됐던 사형을 다시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었고, 정도 구치소 안에서 이런 분위기를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12년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국제앰네스티가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사형제가 공식 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형수 입장에선 언제라도 자신이 형장에 불려갈 수 있다는 불안감은 냉혈한인 연쇄살인범에게도 이겨내기 어려운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회와 차단된 채 극히 제한된 통로로만 외부의 분위기를 접할 수 있었던 정은 한동안 잠잠했던 사형제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고, 죽음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증폭되면서 정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결정으로 내몬 것으로 법무부는 분석하고 있다.
재판정에서 "빨리 사형을 집행해달라"며 `호기'까지 부렸던 그였지만 불안감의 연속이었던 3년 간의 독방생활에서 온 무력감과 자포자기의 심정도 그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동기 중 하나로 분석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사형수의 자살은 임박한 집행에 대한 불안감이라기보다 삶의 의미, 희망이 없어져 현재 자신의 상황을 이겨낼 정신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자신이 저지른 죄악을 교도소 안에서 대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밖에선 이런 무력감과 죄책감을 사회의 탓으로 돌린다든지, 추가살인을 하거나 복잡한 다른 사회의 요소와 부딪히면서 이에 기대 잊을 수 있지만 수감생활 중엔 타인과 소통이 없는 가운데 죄와 벌을 직면하면서 이를 견딜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표 교수는 "사형수는 자기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불안감이 시간이 지나면서 심리적 위기를 불러오고 두려움이 더해지면서 자살을 통해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며 "사형수는 물론 장기수도 자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밖에선 이런 무력감과 죄책감을 사회의 탓으로 돌린다든지, 추가살인을 하거나 복잡한 다른 사회의 요소와 부딪히면서 이에 기대 잊을 수 있지만 수감생활 중엔 타인과 소통이 없는 가운데 죄와 벌을 직면하면서 이를 견딜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표 교수는 "사형수는 자기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불안감이 시간이 지나면서 심리적 위기를 불러오고 두려움이 더해지면서 자살을 통해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며 "사형수는 물론 장기수도 자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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