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향숙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세계스포츠계 진출 출사표 장향숙 장애인체육회 회장
소외국가 지지 힘입어 선출직으론 첫 당선
한국 장애인스포츠 업적 국제석 인정받아
소외국가 지지 힘입어 선출직으론 첫 당선
한국 장애인스포츠 업적 국제석 인정받아
22일 저녁(한국 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09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정기총회에서 4년 임기의 집행위원에 당선된 장향숙(48·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 그는 총회가 끝난 직후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업적을 국제 장애인스포츠계로부터 인정받은 쾌거”라며 기뻐했다.
장 회장은 이날 10명을 선출하는 집행위원 투표에서 전체 유효투표 130표 가운데 75표(득표율 57.7%)를 얻어 23명의 출마자 가운데 앤드루 파슨(브라질·84표)과 마토 자이날 아부자린(말레이시아·79표)에 이어 3위로 당선됐다. 하지만 파슨은 2016년 장애인올림픽 개최지 자격으로 총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아부자린은 이번 총회 개최지로서 각각 프리미엄이 있었다. 따라서 각국 대표단 사이에서는 장 회장이 사실상 1위 당선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이 아이피시 집행위원을 지낸 것은 이 기구가 설립되던 1989년 당연직으로 선임된 조일묵 전 88서울장애인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이후 20년 만이며, 선출직 집행위원 탄생은 사상 처음이다.
장 회장은 총회 뒤 각국 대표단의 축하 인사를 받느라 분주했다. 그는 “당선은 예상했지만 (50% 이상 지지를 받아야 하는) 1차 투표 당선은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남태평양 섬나라 등 소외된 국가의 지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각 나라 대표들이 아주 진지하게 지지해준 데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평생 ‘개척의 길’을 걸어왔는데, 국제 장애인스포츠계에서도 내 임무는 저개발국가들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 기간에 장 회장은 소외되고 가난한 나라 대표들과 줄곧 어울렸다. “이들과 함께 호흡해야 국제장애인스포츠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또 이영희 연세대 교수(재활의학과) 등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 4명과 이홍재 국제협력부장 등 대한장애인체육회 직원들도 총회 기간 각 나라에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장 회장은 “우리 대표단의 열정적인 활동에 감동받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2005년 11월 대한장애인체육회 초대 회장을 맡아 장애인스포츠 행정의 초석을 다지고 24일 4년의 임기를 마치는 그는 이제 무대를 세계로 옮겨 국제장애인스포츠계에서 활동하게 됐다. 장 회장은 “국제장애인스포츠 정책을 잘사는 몇몇 나라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아래로부터 넓고 깊게 듣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아이피시 위원장에는 필립 크레이븐(영국) 현 위원장이 단독 출마해 3선에 성공했고, 5명이 출마한 부위원장에는 그레그 하퉁(오스트레일리아)이 새로 선출됐다.
쿠알라룸푸르/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쿠알라룸푸르/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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