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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줌마들, 이웃간 소통에 팔 걷었다

등록 2009-11-23 18:40수정 2009-11-23 19:08

지역잡지 창간한 마포구 연남동 주부 글쓰기 모임
지역잡지 창간한 마포구 연남동 주부 글쓰기 모임
지역잡지 창간한 마포구 연남동 주부 글쓰기 모임
기획부터 제작·홍보까지 스스로 작업
“동네 주민간 관계맺기 점점 힘들어져”
뒤늦게 글쓰기의 갈증을 풀고자 모인 아줌마들이 지역잡지를 창간하는 일을 벌였다.

온라인 아줌마 공동체 ‘줌마네’(zoomanet.co.kr)는 다음달 12일 회원들이 기획·집필·제작·홍보 등 모든 과정을 맡아 제작하는 국내 첫 아줌마 지역잡지 <동네 한 바퀴 더> 창간호를 발간한다.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제10기 줌마네 글쓰기 강좌’를 수강한 18명의 주부회원 가운데 14명(사진)이 이번 작업에 뛰어들었다. 참여자들의 사는 곳은 각각이지만, 줌마네 공부방이 있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을 잡지의 무대로 삼았다. <동네 한 바퀴 더>는 ‘동네가 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아줌마들이 의기투합해 만드는 지역잡지다. 이들은 “(지금) 남아 있는 동네엔 관계 맺을 길이 사라지고 있다. 담을 넘어 경계를 지나 우리는 동네에 같이 사는 이웃들과 만나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의욕은 넘치지만 아직 아마추어인 아줌마들만의 힘으로 잡지를 만드는 과정이 쉽지만은 많았다. 디자인팀만해도, 팀장인 박은위(41)씨가 10년 전에 작은 광고 책자를 낸 경험을 빼면 팀원 4명 모두 아무런 경험이 없었다. 박씨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컴퓨터와 씨름하다가 새로운 요령을 하나 이해하면 함께 소리를 지르며 기뻐하기가 일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편이 처음엔 ‘돈 버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열심히 하냐’는 반응을 보이다, 열중하는 모습에 ‘너무 행복해 보여 좋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창간호는 3천부를 찍어 연남동사무소, 꽃집, 미장원 등 동네 곳곳과 다른 구청과 시민단체에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잡지의 홍보팀장을 맡은 홍지원(30)씨는 “전입신고를 하러 온 새 주민에게, 10년 넘게 동네에 살면서도 숨어 있는 작고 예쁜 샛길을 모르는 이웃에게, 언젠간 새로 지은 아파트로 입주하겠다는 소망으로 ‘자기 동네’를 사랑할 기회를 얻지 못한 친구에게 이 작은 잡지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창간일에 맞춰 연남동 공부방을 카페로 꾸며 출판 기념회도 열 계획이다. 이번 잡지 기획을 옆에서 도운 노정환 줌마네 글쓰기 강사는 “아줌마 하면 보통 살림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광고·유통·배포 모든 활동에서 아줌마 특유의 친화력이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았다”며 “아줌마 스스로가 ‘내가 아줌마라서 행복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점도 출간의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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