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내국인 학생비율 50%까지 확대

등록 2009-11-23 19:11수정 2009-11-23 21:27

경제자유도시는 30%와 대조
설립비용도 ‘전액 국고로’
외국교육기관 특혜 논란

23일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2차 회의에 보고된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방안에 내국인 비율을 50%까지 확대하는 외국 교육기관 설립방안과 자율형 사립·공립고, 특수목적고 등 우수 고교를 우선 설립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운동 단체들은 “정부가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초·중등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세종시를 ‘교육 특혜시’로 만들려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세종시 우수 초·중등 교육기관 유치방안’을 보면, 세종시에 초·중·고 외국 교육기관 3곳(전체 학생 수 4000여명)을 설립하기로 하고, 이 학교들의 정원 가운데 내국인 비율을 50%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학교 터 마련과 건물 신축에 드는 1700억원의 비용은 국가와 시가 절반씩 내기로 했다. 요컨대 이름은 외국 교육기관이지만 학생의 절반은 한국인으로 채울 수 있도록 하고, 설립비용은 전액 세금으로 부담하되, 학교 운영은 외국 학교법인에 맡기겠다는 뜻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인재육성과의 한 관계자는 “내·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려면 거주 여건을 향상시켜야 하기 때문에 외국 교육기관 설립은 필수적”이라며 “학교 설립비용 지원 등 유인책이 없으면 우수한 외국 교육기관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해 국가와 지자체가 비용을 대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세종시특별법에 외국 교육기관 설립 근거를 명시하면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되는 외국 교육기관의 내국인 학생 비율이 30%에 불과한 점을 고려할 때, 내국인 비율 50%는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학교들은 국내 부유층 자녀를 겨냥한 ‘무늬만 외국 교육기관’이 될 공산이 크다. 외국 교육기관은 국어와 국사를 뺀 모든 과목의 수업을 영어로 하고, 연간 학비가 2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명신 ‘함께하는 교육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이 학교들은 결국 고액 수업료를 내고 영어몰입교육을 받는 또 하나의 귀족학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세종시에만 이런 특혜를 줄 경우, 다른 경제자유구역이나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도 내국인 비율 확대나 외국 교육기관 설립을 요구할 게 뻔해 공교육 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시에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공립고 등을 우선 설립하기로 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세종시 입주기업이 컨소시엄 방식으로 자사고를 설립하면, 여기에 해당 기업 임직원 자녀의 일정 비율을 입학하게 해주겠다는 것으로, 이런 형태의 자사고는 국내에 유례가 없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정부가 내놓은 세종시 유인책이란 것이 고작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는 자사고를 설립하고 존폐 논란까지 일고 있는 특목고를 유치하는 것이냐”며 “공교육 기관으로서 입학 기회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되는 고교에 임직원 자녀 특별전형을 만든다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도 “정부가 세종시라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교육이라는 공공재를 미끼로 삼겠다는 것”이라며 “세종시의 이름을 ‘교육특혜시’로 바꾸는 것이 낫겠다”고 꼬집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