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논란 뜯어보니]
“신도시와 비교” 밝혔다가
세종시가 높게 나타나자
“연구단지·대학들과 비교”
“신도시와 비교” 밝혔다가
세종시가 높게 나타나자
“연구단지·대학들과 비교”
“세종시는 유사한 형태의 신도시와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11월19일)
“세종시는 지방신도시이므로 수도권 신도시와 동일한 가정을 할 경우, 도시 자족성을 크게 해하게 될 것이 명확함”(11월23일)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의 자족기능용지와 관련해‘오락가락’ 원칙없는 기준을 제시하며 말바꾸기를 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현재 자족용지 비율이 낮다는 이유를 내세워 행정도시를 ‘기업·과학도시’로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한겨례>가 50만 인구의 행정도시와 비슷한 전국 40~60만 13개 도시를 모두 조사해 분석한 결과, 행정도시의 자족용지비율은 다른 도시들에 견주어 낮지 않았다. 행정도시의 자족용지 비율(6.7%)은 전체 13개 도시 가운데 구미(4.29%), 마산(3.5%) 등 9개 도시보다 도리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정도시의 자족용지 비율은 포항(3.14%)과 김해(2.57%)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이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한 보도(19일치 3면)가 나가자 국무총리실 세종시기획단은 즉시 해명자료를 냈다. 기획단은 이 자료에서 “행정도시를 미개발 상태의 토지를 단계적으로 개발해 도시의 외연을 확장하는 기성도시와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토지 전체를 매입하고 계획을 수립해 개발하는 점에서 유사한 ‘신도시’와 비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겨레>는 정부의 주장대로 신도시들과 행정도시를 비교했다. 다만, 행정도시와 수도권 신도시는 인구와 면적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인구 1인당 자족용지를 살폈다. 이 결과, 행정도시의 인구 1인당 자족용지(9.71㎡)는 광교(12.54㎡)를 뺀 분당, 일산, 성남 판교, 화성 동탄 등 12개의 모든 신도시보다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23일치 6면).
그러자 세종시기획단은 다시 해명자료를 냈다. 기획단은 자료에서 “수도권 신도시는 산업 중심형 도시가 아닌 주거기능 중심의 도시”라며 “세종시를 수도권 신도시와 동일한 가정을 할 경우, 도시 자족성을 크게 해하게 될 것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신도시와 비교해 행정도시의 자족용지 비율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던 기존의 입장을 행정도시와 신도시의 도시 성격이 다르니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그러면서 기획단은 이번에는 도시가 아닌 대덕연구단지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비교해 행정도시의 1인당 자족용지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최병선 경원대 교수(도시계획조경학부)는 “정부가 입맛에 맞게 기준을 바꿔가며 이런 저런 이유를 드는 것은 행정도시의 성격을 바꾸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며 “행정도시의 자족용지가 부족하다면 정부는 정확한 근거와 기준을 제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