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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자연에 대한 오만…전면 백지화 해야”

등록 2009-11-24 20:45수정 2009-11-24 23:05

가톨릭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서울대교구 등 4대 교구 사제단과 신도, 우리 농촌살리기 운동본부 회원, 지역주민들이 24일 오후 경기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에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 평화 미사’를 열었다.  양평/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가톨릭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서울대교구 등 4대 교구 사제단과 신도, 우리 농촌살리기 운동본부 회원, 지역주민들이 24일 오후 경기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에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 평화 미사’를 열었다. 양평/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가톨릭 4개교구 ‘4대강 중단 촉구’ 연합미사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수원교구 최덕기 주교가 성경 신명기 30장 구절을 낭독하자 사제와 신도들은 일제히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이명박 정부가 일방적으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가톨릭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서울대교구 등 수도권 4개 교구 사제 32명과 평신도 등 400여명이 24일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를 찾았다.

두물머리 합수 지점에 마련된 제단에서 최덕기 주교는 “한반도의 자연 생태계와 물길을 위협하는 4대강 사업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을 보여준다”며 “생명을 살리고 창조질서를 보전하기 위해 4대강 사업을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선포했다.

가톨릭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가톨릭 농민회, 환경사목위원회 등 이날 미사에 참석한 단체들도 성명을 내어 “정부의 4대강 사업은 30조원이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과거 개발 만능주의가 판을 치던 독재시대와 다를 바 없는 미친 속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30년 동안 유기농사를 짓다가 갑자기 농지를 잃게 된 팔당지역 농민들의 생존권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의 김재욱 사무국장은 “국민의 높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이 착공됨에 따라 수도권 교구 사제들이 함께 모여 4대강 사업의 부당성과 반대 입장을 천명하게 됐다”며 “4대강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생존권을 위협받는 팔당지역 유기농민들의 고통을 함께하고자 두물머리에서 합동미사를 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미사에 동참한 수원교구 서북원 신부(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운영위원장)는 “지구 온난화를 막고 일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유기농지를 더 늘려야 하는데, 수십년 동안 유기농사를 지어온 땅을 없애고 위락시설을 만들자는 것은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다른 지역 교구와 연대해 합동 미사와 4대강 순례를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양 중앙동 성당에서 온 주부 이성화(47)씨는 “유기농산물을 먹여 키운 덕분에 아이들 셋이 모두 건강하게 성장했다”며 “처음부터 잘못 채워진 4대강 사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수리에 반해 37년 동안 이곳에서 미술사를 연구해온 임병규(71) 전 남양주시 박물관장은 “한강이 감싸고 흐르는 이 지역에서 정약용과 이덕형, 이준경 등 쟁쟁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됐다”며 “옛말에 묏자리와 물줄기를 함부로 바꾸면 큰 일이 난다고 했다”며 4대강에 대한 걱정을 에둘러 말했다.

미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400년 된 느티나무와 수양버들이 늘어선 산책로를 따라 양수리 성당까지 1시간 동안 생명순례를 했다. 최덕기 주교는 “오늘 우리는 4대강 사업의 백지화를 위한 첫 번째 미사와 행진을 했다”며 “4대강 사업이 완전 백지화될 때까지 여러 사제들의 의견과 지혜를 모아 반대운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양평/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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