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 김주열 열사의 생가에서 찍은 4·19 무렵의 가족 사진. 왼쪽부터 김 열사의 손아래 동생 택열, 어머니 권찬주씨, 막내동생 길열, 큰누나의 모습이다. 남원시 제공
추모사업회·남원시 이달말 제작완료
마산상고 입학∼4·19혁명 과정 담아
마산상고 입학∼4·19혁명 과정 담아
4·19혁명의 도화선이었던 고 김주열 열사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민주횃불 김주열 열사>가 고향 만들어졌다.
전북 남원시와 김주열 열사 추모사업회(공동대표 박영철)는 내년 김 열사가 숨진 지 50돌을 앞두고, 잊혀져 가는 열사의 민주정신을 되새기고자 8월부터 시작한 다큐 제작을 이달 말께 마무리 짓고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남원시가 제작비 6천만원을 지원했고 제작은 이 지역 영상물 제작업체인 ‘스리캄(3Cam)프로덕션’이 맡았다.
전북 남원 금지중학교를 졸업한 김 열사는 1960년 3월 10일 경남 마산상고 입학 시험을 치르기 위해 마산 이모할머니댁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45분 분량의 다큐는 김 열사가 어머니의 만류를 무릅쓰고 마산상고에 진학하려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입학 직후 터진 3·15 부정선거와 이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로 이어진 장면은, 시위에 참여한 김 열사가 어느날 실종돼 어머니가 애타게 찾아 헤매는 모습을 담는다. 그리고 며칠 뒤인 4월 11일,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김 열사가 마산 앞바다에 떠오르고, 이것이 경찰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시민의 분노가 4·19혁명으로 폭발하는 과정이 담담히 그려진다. 작품은 김 열사를 잃은 부모의 애통함,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해마다 열리는 추모 행사, 김 열사의 죽음이 가져온 민주화 모습 등을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남원시 복지기획 담당인 양맹식씨는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인데도 그를 조명하는 영상물 하나 없이 잊혀가는 게 안타까워 다큐를 제작한 것”이라며 “김 열사 어머니가 시신을 장지에 묻고 내려오는 장면 등 이 지역에서는 아직 알려지는 않은 기록물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제작사는 김 열사 기념관과 추모사업회 등에 보관된 그의 사진과 유품, 관련 영상물을 모두 찾아 작품에 담았다. 또 당시 죽음을 목격한 인물들도 인터뷰해 사실성을 높였다. 앞으로 전국의 학교, 주요 기관, 언론 등에 나눠줄 예정이다.
남원시는 열사의 묘지와 기념관·추모각이 있는 금지면 옹정리에 2006년부터 4억원을 들여 생가 복원도 추진해 25일 준공검사를 받았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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