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승승장구
MB정부 들어 ‘좌천’ 쓴맛
MB정부 들어 ‘좌천’ 쓴맛
행시 26회로 공직에 들어선 안원구 국장(본부 대기발령)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 영신고와 경북대를 졸업했다. 초임 시절부터 대구지방국세청에 주로 근무해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인맥을 자랑하는 편이다. 특히 조직 내에서 기수나 연배에 비해 항상 앞서 나가 국세청 내 티케이 인맥의 대표주자로 꼽혔다.
김대중 정부 때 5년간 청와대 파견 근무를 했고, 2006년 1월엔 본청 총무과장에서 서울청 조사1국장으로 전격 승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나이도 젊고(60년생) 기수도 늦은데다 조사 관련 경험이 거의 없는 안 국장을 발탁한 인사를 두고 국세청 내에서는 ‘파격’으로 받아들였다. 서울청 조사1국장 자리는 서울 소재 대기업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탓에 국세청 내 핵심 요직으로 꼽혀 왔기 때문이다. 그해 서울청장이 바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다. 안 국장은 대선을 앞둔 2007년 6월 대구청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후 이 지역 출신의 이명박 정부 핵심 인사들과 깊숙하게 선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국장은 새 정부가 들어선 뒤 2008년 4월 당시 한상률 청장 체제의 첫 인사에서 서울청 세원관리국장으로 사실상 몇 단계 ‘좌천’당하는 쓰라린 경험을 맛봐야 했다. 이 일은 내심 차장 자리까지 탐냈던 안 국장과 한 전 청장 사이가 결정적으로 틀어지는 계기가 됐다. 국세청 내에서 안 국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편이다. 이전 정부에서도 경력에 비해 지나치게 잘나가던 안 국장이 정권 교체 뒤 더욱 과욕을 부렸다는 평가와 함께, 그를 견제하려는 한상률 전 청장에게 희생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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