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 문제를 두고 <동아일보>와 자유선진당이 26일 서로 ‘노예’라고 비난하며 격하게 대립했다.
<동아일보>는 이날치 사설에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전날 세종시 수정론을 대서특필하는 보수언론을 ‘종합편성 채널의 노예’라고 한 데 대해 “지역당의 정치적 이익이 이 총재를 노예로 만들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 신문은 이어 “이 총재는 2002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시절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내놓은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앞장서 비판했다.…그런데 그는 충청권에 기반을 둔 선진당 총재가 되면서부터 세종시의 미래와 국가 장래를 위한 진지한 논의에 귀 막고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그야말로 지역정서의 노예가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 “도둑이 제 발이 저렸냐”며 <동아일보>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먼저 “속이 검어서 숨 쉴 때마다 그을음을 토해내는 것인가”라고 묻고, “세종시를 밀어붙이기 위한 이 정부의 무리한 행동들을 거들기 위해 동아일보가 어떤 기사를 써왔는지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정론직필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라면 아무리 이들이 자사 출신이라 하더라도 애써 이 정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거늘, 앞장서서 세종시 총대를 멘 ‘정운찬 도우미’를 자청하는 행태는 또 무엇인가”라며 “자신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민은 알고 있다, 방송 채널 때문이라는 사실을. 도둑질을 하지 않았으면 그렇게 발끈할 일도 없고, 생선을 먹지 않았으면 입이 비릴 리도 없다”고 맹공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