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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부지원·외압 “허문석에 물어봐”

등록 2005-06-02 18:40



유전의혹 수사발표

진짜몸통 - 방러일정 빼낸 배후 없었나
청와대 개입 - 행정관들 보고·문의는 왜
신고서 ‘급행수리’ 이유는

철도공사 유전사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몇가지 근본적인 의문점은 그대로 남겨 ‘미완의 수사’라는 지적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몸통’은 누구?=수사 결과를 보면, 김세호 전 건설교통부 차관 등이 유전사업을 밀어붙이게 된 배경에 ‘배후 실세’가 작용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김 전 차관은 유전사업 초기에 왕영용 본부장한테서 “이광재 의원이 추천한 사업이라고 하는데, 이 의원이 지원하는지 확인해 달라”는 건의를 받고, “이 의원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 직접 확인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왕씨가 이 사업의 뒤에 이 의원이 있음을 확신할 수 있는 언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기명씨의 고교동창인 허씨의 로비 행각도 관심을 끈다. 허씨는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등에 유전사업의 지원을 요청하는가 하면 우리은행 부행장을 만나 대출을 청탁했다. 또 이 의원의 에너지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원개발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국회에서 이를 공론화했다. 허씨는 지난해 8월 철도청 사무관 심아무개씨와 함께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해 대통령 방러 때 철도청장의 수행 여부를 묻고, 지난해 9월7일 대통령 방러 일정이 공식 발표되기 전에 대통령의 방러 일정과 정확히 일치하는 문건을 왕씨에게 전달했다. ‘실세’의 지원이 없이는 하기 힘든 일들이다. 그러나 검찰은 “허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후가 누구인지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개입 없었나?=검찰은 청와대 김아무개 행정관이 지난해 8월 왕씨한테서 유전사업에 대해 보고를 받았을 뿐 아니라, 같은해 9월8일께 김 행정관이 철도공사 서울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왕씨에게 유전사업이 잘돼가는지 문의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김 행정관은 직접 방문한 사실을 부인했지만, 철도공사 직원들의 메모 등에서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9월9일께 시민사회비서관실 최아무개 행정관이 전씨한테서 유전개발사업의 진행상황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왕씨에게 이를 확인한 사실도 밝혀냈다. 청와대 실무자들 사이에서 철도공사의 유전사업이 공유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검찰은 그러나 “청와대가 유전사업에 별도의 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이유로 청와대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은 없었나?=검찰은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9월18일 대통령의 방러 관련 회의를 진행하면서 실무자에게 철도공사의 유전사업 현황을 파악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산자부는 같은해 10월 허문석씨가 제출한 해외자원개발 사업계획 신고서를 접수 당일 수리했다. 이와 관련해 왕씨는 “신고서 수리가 안 되면 계약금 송금이 어려워 허씨에게 조치를 취해달라고 부탁했고, 허씨가 ‘윗선에 이야기했으니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한 지 2시간이 안 돼 신고서가 수리됐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또 재경부의 지원 의혹과 관련해 철도청 직원들과 재경부 실무자들의 접촉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그러나 산자부와 재경부의 지원 여부는 “허씨를 조사해야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결론을 유보했다.

검찰은 국가안전보장회의의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허씨로부터 ‘이 의원이 사안별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업무를 맡아 유전개발 사업에 관여하고 있고 국가안전보장회의의 군 관계자가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왕씨의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 개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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