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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구글’ 클릭 몇번에 1만명 개인정보가 ‘내손에’

등록 2009-12-01 07:52

민간사이트 회원정보들 검색엔진에 무방비 노출
“강남구 신사동에 사는 김아무개 고객님, 지난 25일 설치된 ㅇ회사 인터넷은 잘 사용하고 계시나요? 다음달 5일, 16만원을 ㅅ카드로 결제하기로 하셨죠? 은행계좌로 보내주시면 1만원 할인됩니다.”

어느날 김아무개(43)씨한테 이런 전화가 걸려온다면, 김씨는 별 의심을 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인터넷을 설치했기에 그저 인터넷 회사에서 연락했을 거라 믿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보는 해당 업체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이런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업체들이 누리집에 올려놓는 회원정보가 검색엔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공공기관에 비해 더 상세한 개인정보를 수집함에도 불구하고 보안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탓에, 상당히 구체적인 개인정보가 빠져나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

<한겨레>가 한 보안전문가의 도움으로 지난 28~30일 검색사이트 ‘구글’을 통해 간단한 개인정보나 특정 열쇳말을 입력했더니, 40개 사이트에서 인터넷 가입자, 결혼중개업체 회원, 병원진료 신청자 등 1만여명의 개인정보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초고속인터넷 등의 가입을 대행하는 업체인 ㅇ정보통신회사 누리집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가입상품 이름·계약 기간·개통 시기 등이 매우 상세히 기록된 자료가 노출됐다. 로그인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페이지였지만 간단한 검색에 그대로 뚫렸다. 이렇게 노출된 회원이 5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부산의 ㅎ병원에선 예방접종 신청자로 보이는 1867명의 이름과 주소·주민번호 등이 기록된 자료를, ㅂ여성병원에선 병원을 방문한 아이와 산모 383명의 주민번호가 적힌 자료를 통째로 내려받을 수 있었다.

또 한 언론사가 운영하는 교육업체 캠프에 참가신청한 초등학생 200명의 명단도 노출됐다. 이 자료에는 아이의 이름·주소·학교·휴대전화번호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ㅎ직업전문학교에도 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인물 1378명의 주민번호와 주소를 검색할 수 있었다. ㅋ국제결혼중개업체에선 남성 회원의 주민번호, 결혼 목적, 직업 등 상세한 정보가 파악됐다.

문제는 관리자 모드나 회원 로그인을 해야만 볼 수 있는 정보가 정식 로그인 절차를 피하는 구글의 ‘인증우회’ 방식에 무차별 노출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 정보통신 전문가는 “현재 국내 보안 기술로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인터넷 보안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민간 사이트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관리한다. 방통위는 지난 24일 인터넷 개인정보 노출 대응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하루 6500개 웹사이트에서 개인정보 노출 여부를 점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상진 방통위 개인정보보호윤리과장은 “최소 20여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미처 파악이 안 될 수도 있다”며 “개인정보 노출 사례를 적발해 구글과 해당 사이트에 알리고 삭제하도록 조처하는 데 8일이 걸리는데, 해당 사이트가 조처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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