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화(59)씨
35년간 낙동강 지켜온 김상화씨, 4대강 사업 허점 홍보나서
“배가 강을 거스르면 뒤집어집니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책이나 사업도 마찬가집니다.”
35년 동안 1370여차례나 낙동강을 답사하며 강과 함께 살아온 ‘낙동강 공동체’ 김상화(59·사진) 대표는 1일 4대강 사업에 대해 “과연 강이 원하는지, 국민이 원하는지, 하늘이 원하는지 물어보고 하라”며 “특정 몇 사람의 발상에 관료와 자치단체들이 비위를 맞추며 국민을 우롱하는 꼴이 그들이 썩었다고 하는 강물보다도 오염이 훨씬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1973년부터 최근까지 발로 체득한 강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와 생각들을 정리해 <강은 흘러야 한다>(미들하우스)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35년 강 지킴이 김상화의 진짜 4대강 살리는 이야기’라는 부제가 책의 주제를 말해주고 있다.
그는 “낙동강엔 13개의 큰 지류가 있는데 큰 지류마다 20여개씩 작은 지류들을 하천가족으로 거느리고 있다”며 “진정 낙동강을 살리는 길은 이들 지류들을 잘 다스려 본류로 흐르는 물의 움직임을 원할하게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4대강 사업의 핵심을 이루는 준설과 보 설치에 대해 “자연이 선사한 생태적 안전망을 부수고 그 자리를 인공 구조물로 대체하는 꼴”이라며 “모래가 지닌 생태 기능과 자연치유력을 애써 망가뜨리고 물의 흐름을 함부로 막아버리면 반드시 강의 역습을 받게 되고, 이는 어떤 인공 구조물로도 막지 못할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4일 부산 도심의 한 사찰에서 지역 시민단체와 환경·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초청한 출판기념회를 연 뒤 5일부터는 직접 책을 들고 4대강 사업 현장을 찾아나서 ‘주민 사랑방’을 꾸려가기로 했다. 내년 3월까지 100여 곳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사랑방에선 주민들과 함께 4대강 사업의 허와 실에 관해 터놓고 얘기하며 올바른 대응책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밀양에서 주민 20여명이 모인 사랑방을 열었는데, 처음엔 일자리가 생긴다, 잘 살게 된다 하는 말에 속아 4대강 사업을 지지하던 주민들이 사업의 실태를 알고부터는 반대로 돌아섰다”며 “내년 새봄이 올 때쯤이면 온 국민들 가슴 속에 우리 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움직임이 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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