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친절한, 너무 친절한 헌법재판소

등록 2005-06-02 19:27

이상경 재판관의 한자말 사퇴변
한글풀이 보도자료 돌려

철도공사 유전사업 의혹 수사발표가 있었던 2일 오후 5시 서울중앙지검 기자실. 관련 기사를 마감하고 한숨 돌리던 차에 헌법재판소에서 보도자료가 날아들었다. 임대소득 탈루 사실이 밝혀진 이상경 재판관이 사퇴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밝힌 사퇴의 변은 다음과 같다.(원문 그대로 인용)












辭退의 辯
有不虞之譽(유불우지예) 有求全之毁(유구전지훼)라 하였듯이 저 또한 뜻하지 않은 명예를 얻어 헌법재판관으로서 대통령 탄핵심판,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심판 등 중대한 헌법재판에 있어 헌법과 양심에 따라 헌법 판단의 온전함을 추구했으나 끝내 힘이 미치지 못했고, 이제 저의 부덕함을 자책하면서 저에 대한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反求諸己(반구제기)의 심정으로 헌법재판관의 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뒤이어 한 장의 보도자료가 딸려 들어왔다. 헌법재판소 로고가 찍힌 이 문서에는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맹자
1. 뜻하지 않은 명예를 얻게 되어 온전함을 추구하였으나 오히려 이를 잃게 되었다.
2. 모든 허물을 나 자신에게 돌린다.

아마도 “‘有不虞之譽 有求全之毁’와 ‘反求諸己’는 <맹자>에 나오는 말인데, 그 뜻은 이러하다”고 써준 것으로 짐작됐다. 헌법재판소의 친절함에 경의를 표해야하나. 그저 쓴웃음만 나왔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