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측근 국세청 직원 진술 확보
‘그림 상납’ 대면조사 불가피
‘그림 상납’ 대면조사 불가피
한상률(65·미국 체류) 전 국세청장의 ‘그림 상납’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한 전 청장이 측근 인사를 시켜 고 최욱경 작가의 <학동마을> 그림을 구입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최근 확보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최근 검찰에 소환된 국세청 직원 장아무개씨는 한 전 청장의 심부름으로 자신이 직접 갤러리에 가서 학동마을 그림을 구입한 뒤 이를 한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그림 구입 지시는 물론, 비용도 지급한 것으로 보고 관련 사실을 파악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한 전 청장의 대면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범죄인 인도 청구를 포함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를 귀국시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 전 청장은 지난 1월 그림 상납 의혹이 일자 언론에 ‘그림을 본 적도 없고, 모르는 일이다’라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고는 답변을 얼버무렸다.
한 전 청장의 그림 상납 의혹은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 이아무개씨가 지난 1월 언론에 “2007년 초 당시 차장이던 한 전 청장이 당시 국세청장이던 남편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선물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장씨 소환에 앞서 지난달 전 전 청장 부부도 소환해 조사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참여연대가 검찰에 수사촉구서를 낸 데 이어 6월 민주당이 전 전 청장과 한 전 청장을 고발하면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 배당됐으나, 당사자인 한 전 청장이 갑자기 미국으로 출국해버려 수사가 답보상태에 있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