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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칸첸중가 등정’ 진위 논란…오은선씨 의혹만 키운 회견

등록 2009-12-03 20:51수정 2009-12-04 00:58

히말라야 칸첸중가 정상 등정의 진위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산악인 오은선씨가 3일 오후 자신의 후원사인 블랙야크의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을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을 설명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히말라야 칸첸중가 정상 등정의 진위를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산악인 오은선씨가 3일 오후 자신의 후원사인 블랙야크의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상을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을 설명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상 올랐지만 풍경·루트는 기억 안나”
지난달 ‘산악인 보고’때와 해명 달라져
‘히말라야 칸첸중가 미등정 의혹’이 제기된 산악인 오은선(43)씨가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씨는 칸첸중가 정상의 풍경과 등정 루트 등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기억에 없다”는 말을 되풀이해,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오씨는 이날 서울 금천구 가산동 블랙야크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언론은 ‘마지막 관찰지점인 해발 8000m 지점에서 정상(8586m)까지 오르는데 3시간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하지만, 문제의 지점은 해발 8450m였다”며 “8000m 지점을 통과해 정상까지 걸린 시간은 약 12시간40분”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씨는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지난 5월 칸첸중가를 등정한 것으로 돼 있으나,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불명확하고 정상까지 오른 시간이 너무 짧아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관련기사] 칸첸중가만 아는 진실 )

이날 오씨의 해명에도, 산악계에선 여전히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직접 칸첸중가에 오른 적이 있는 한 유명 산악인은 회견 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촬영된 방송사 영상을 보면 오씨가 등정 과정에서 마지막 관찰된 곳은 ‘손톱바위’가 있는 지점”이라며 “블랙야크 쪽은 인터넷 지도에서 검색해 8450m라고 주장했으나, 내가 직접 검색해본 결과 8323~8373m 지점으로 100m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또 오씨는 이날 회견에서 기자들의 주요 질문에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정상에서 무엇을 봤느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지난 5월18일 칸첸중가에 올랐던 산악인 김아무개씨는 “정상에는 산소통 두 개가 박혀 있고, 내 정상 사진에도 산소통이 나온다”며 “오씨는 ‘정상 밑 5~10m 지점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라면 정상까지 장애물이 없어 산소통이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 봉우리에 올랐던 스페인 산악인 에두르네 파사반이 찍은 ‘정상 동영상’에도 산소통 두 개가 눈밭에 박혀 있다. 오씨와 함께 올랐던 셰르파 다와 옹추(37)는 회견에서 “내가 정상을 밟았고, 오씨가 사진을 찍은 지점은 정상에서 2m 아래 지점”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자신이 정상에 올랐던 길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는 “칸첸중가를 오를 때는 셰르파 세 사람이 동행을 했다”며 “앞장서 올라가는 셰르파의 꽁무니만 쳐다보고 올라가는 바람에 길이 기억나질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오씨는 이날 회견에 앞서 이전에 칸첸중가에 올랐던 전문 산악인들을 지난달 28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등정 코스를 번복하는 등 일관된 태도를 보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있었던 산악인들은 “오씨가 애초에 ‘내가 올라갔던 길’이라고 제시했던 루트를 번복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산악인은 “오씨가 처음 올랐다고 제시한 루트의 마지막 구간이 내가 올랐던 길과 같아 해당 구간에서 뭘 봤는지 묻자, 오씨는 ‘기억이 나지 않고 다른 길로 간 것 같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씨는 이날 회견에서 ‘산악인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등정 루트를 번복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번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오씨와 만난 전문 산악인들은 조만간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씨의 해명 번복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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