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국서 동시에 기금마련 공연 열려
“러~브, 러~브, 러~브.”
7일 밤 10시 30분, 서울 덕수궁 안 캄캄한 마당에 노란 조명이 켜지자 일순간 사랑을 노래하는 100여명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저마다 빨간 목도리를 두르거나, 빨간 장갑을 꼈다. 맨앞줄에 선 20여명의 아이들은 산타클로스 차림을 했고, 어른들의 손에는 하나씩 청사초롱이 들려 있었다. 그 순간, 한낮이었을 지구 반대편 영국 런던에서도 같은 노랫소리가 시작됐다.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200여개 나라에서 동시에 비틀스의 노래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를 합창했다.
이 ‘플래시몹’은 세계적인 비영리단체 ‘프로덕트 레드’가 ‘세계 에이즈의 날’(12월1일)을 맞아 올해 처음으로 기획했다. 프로덕트 레드는 영국의 유명 록그룹 ‘유투’의 리더 보노와 사회운동가 슈라이버가 설립한 단체로, 전 세계 유명 기업들이 참여해 에이즈 환자를 돕기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
한국에서는 ‘버스필름’이라는 광고제작 회사가 한 달가량 행사를 준비했다. ‘예쁜어린이 합창단’을 비롯해, 음악에 관심 있는 청소년과 대학생 등이 선뜻 동참했다. 공연은 5분 만에 끝났다. 공연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영국으로 전달된다. 200여개 나라에서 실시간으로 보내온 동영상은 뮤직비디오로 편집돼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 배포될 예정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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