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오(64)씨
명창 이지오씨 ‘박동실제 심청가’ 60년만에 재연
창법이 섬세하고 서정적인 서편제 광주소리 <심청가>가 60년만에 부활한다. 이산고법동우회는 11일 오후 3시 광주시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문화관에서 서편제 광주소리를 대표하는 박동실제 <심청가>를 명창 이지오(64·사진)씨의 소리로 재연한다. 이씨는 이날 양신승씨의 북에 맞춰 <심청가> 중 범피중류부터 중간 대목을 한시간 가량 들려준다. 이씨의 제자들도 초앞부터 가군의 대목과 심봉사 눈 뜨는 대목 등을 불러 잊혀질 뻔 했던 광주소리의 명맥을 되살린다.
이씨는 “이 소리를 고수하는 이유는 이를 제대로 알리고 지키지 않으면 박동실제가 영원히 묻혀버릴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라며 “숱한 명창들의 숨결이 녹아있는 광주소리를 부활시키는 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4살때 국악공연에 반해 반세기 외길 인생
원조 소리꾼 월북으로 잊혀진 작품 명맥이어 광주소리는 서편제를 창시했던 박유전(1835~1906)에서 태동해 이날치(1820~92)와 김채만(1865~1911)을 거쳐 박동실(1897~1968)로 이어졌다. 박동실의 소리는 일제 말부터 해방 직후까지 활발하게 전승됐지만 박씨의 월북으로 급격하게 위축되는 운명을 맞았다. 해방 직후 <유관순 열사가>를 작곡했던 박동실이 한국전쟁 때 월북하면서 후계자들은 한동안 그가 스승이었다는 사실조차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부침새(박자의 박에 사설의 말을 붙이는 모양)와 시김새(선율의 변화에 따라 덧붙이는 목 기교)가 다른 바디보다 정확했던 박동실제 <심청가>는 이후 명창 한애순(1924~), 장월중선(1925~1998)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제자인 장월중선씨는 한국전쟁 뒤 목포에서 신영희·이지오·박계향씨 등을 가르쳐 전통을 이었다. 이지오씨는 14살이던 59년 고향 목포에서 여성국극단의 공연을 보는 순간 소리에 반해 다음날 국악원을 찾아간 뒤 50년 동안 외길을 걸어왔다. 80년대 초반 6년 동안 장월중선 선생한테 박동실제 <심청가>를 배웠고, 94년엔 <심청가>를 4시간 동안 완창했다. 이씨는 87년 전국국악대제전 판소리 일반부 대상과 96년 전국판소리경연 판소리 명창부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광주시무형문화재 김남중(79·판소리 고법)씨는 “박동실제 <심청가>는 계면조가 많아 슬픈 느낌이 들고 윤색을 덜해 사설이 교훈적이다”라며 “이념대립 때문에 잊혀졌던 소중한 문화유산을 되살리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원조 소리꾼 월북으로 잊혀진 작품 명맥이어 광주소리는 서편제를 창시했던 박유전(1835~1906)에서 태동해 이날치(1820~92)와 김채만(1865~1911)을 거쳐 박동실(1897~1968)로 이어졌다. 박동실의 소리는 일제 말부터 해방 직후까지 활발하게 전승됐지만 박씨의 월북으로 급격하게 위축되는 운명을 맞았다. 해방 직후 <유관순 열사가>를 작곡했던 박동실이 한국전쟁 때 월북하면서 후계자들은 한동안 그가 스승이었다는 사실조차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부침새(박자의 박에 사설의 말을 붙이는 모양)와 시김새(선율의 변화에 따라 덧붙이는 목 기교)가 다른 바디보다 정확했던 박동실제 <심청가>는 이후 명창 한애순(1924~), 장월중선(1925~1998)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제자인 장월중선씨는 한국전쟁 뒤 목포에서 신영희·이지오·박계향씨 등을 가르쳐 전통을 이었다. 이지오씨는 14살이던 59년 고향 목포에서 여성국극단의 공연을 보는 순간 소리에 반해 다음날 국악원을 찾아간 뒤 50년 동안 외길을 걸어왔다. 80년대 초반 6년 동안 장월중선 선생한테 박동실제 <심청가>를 배웠고, 94년엔 <심청가>를 4시간 동안 완창했다. 이씨는 87년 전국국악대제전 판소리 일반부 대상과 96년 전국판소리경연 판소리 명창부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광주시무형문화재 김남중(79·판소리 고법)씨는 “박동실제 <심청가>는 계면조가 많아 슬픈 느낌이 들고 윤색을 덜해 사설이 교훈적이다”라며 “이념대립 때문에 잊혀졌던 소중한 문화유산을 되살리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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