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분단세월에 잦아든 광주소리 울려라

등록 2009-12-09 19:07

이지오(64)씨
이지오(64)씨
명창 이지오씨 ‘박동실제 심청가’ 60년만에 재연
창법이 섬세하고 서정적인 서편제 광주소리 <심청가>가 60년만에 부활한다. 이산고법동우회는 11일 오후 3시 광주시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문화관에서 서편제 광주소리를 대표하는 박동실제 <심청가>를 명창 이지오(64·사진)씨의 소리로 재연한다. 이씨는 이날 양신승씨의 북에 맞춰 <심청가> 중 범피중류부터 중간 대목을 한시간 가량 들려준다. 이씨의 제자들도 초앞부터 가군의 대목과 심봉사 눈 뜨는 대목 등을 불러 잊혀질 뻔 했던 광주소리의 명맥을 되살린다.

이씨는 “이 소리를 고수하는 이유는 이를 제대로 알리고 지키지 않으면 박동실제가 영원히 묻혀버릴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라며 “숱한 명창들의 숨결이 녹아있는 광주소리를 부활시키는 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4살때 국악공연에 반해 반세기 외길 인생
원조 소리꾼 월북으로 잊혀진 작품 명맥이어

광주소리는 서편제를 창시했던 박유전(1835~1906)에서 태동해 이날치(1820~92)와 김채만(1865~1911)을 거쳐 박동실(1897~1968)로 이어졌다. 박동실의 소리는 일제 말부터 해방 직후까지 활발하게 전승됐지만 박씨의 월북으로 급격하게 위축되는 운명을 맞았다. 해방 직후 <유관순 열사가>를 작곡했던 박동실이 한국전쟁 때 월북하면서 후계자들은 한동안 그가 스승이었다는 사실조차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부침새(박자의 박에 사설의 말을 붙이는 모양)와 시김새(선율의 변화에 따라 덧붙이는 목 기교)가 다른 바디보다 정확했던 박동실제 <심청가>는 이후 명창 한애순(1924~), 장월중선(1925~1998)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제자인 장월중선씨는 한국전쟁 뒤 목포에서 신영희·이지오·박계향씨 등을 가르쳐 전통을 이었다.

이지오씨는 14살이던 59년 고향 목포에서 여성국극단의 공연을 보는 순간 소리에 반해 다음날 국악원을 찾아간 뒤 50년 동안 외길을 걸어왔다. 80년대 초반 6년 동안 장월중선 선생한테 박동실제 <심청가>를 배웠고, 94년엔 <심청가>를 4시간 동안 완창했다. 이씨는 87년 전국국악대제전 판소리 일반부 대상과 96년 전국판소리경연 판소리 명창부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광주시무형문화재 김남중(79·판소리 고법)씨는 “박동실제 <심청가>는 계면조가 많아 슬픈 느낌이 들고 윤색을 덜해 사설이 교훈적이다”라며 “이념대립 때문에 잊혀졌던 소중한 문화유산을 되살리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