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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17년차 교도관, 교도소 투어공연 꿈꿔요

등록 2009-12-11 18:53수정 2009-12-11 20:06

왼쪽부터 강미영(36)씨, 위대권(41)씨.
왼쪽부터 강미영(36)씨, 위대권(41)씨.
부인 강미영씨와 시노래 음반 내놓은 위대권씨
위대권(41·오른쪽)씨의 직장은 안동교도소다. 교도관으로 일한 지 17년째다. 폐쇄 공간에 오래 있다 보면 아무래도 갑갑하기 마련일 터. 위씨가 아름다운 시와 노래를 좋아하는 건 그래선지도 모른다.

지난 9월 위씨는 부인 강미영(36·왼쪽)씨와 함께 시노래집 <밤 기차>를 발표했다. 좋아하는 시에다 곡을 붙이고 통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김소월 시인의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안상학 시인의 ‘밤기차’, 박남준 시인의 ‘먼 강물의 편지’ 등 기성시뿐 아니라 자작시도 네 편이나 실었다.

“빚을 내고 아는 분들로부터 일부 선주문을 받아 제작비를 댔어요. 주위에서 많이들 도와줘서 초판 2천장 가운데 벌써 1800장이 팔렸죠. 재판도 찍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허허허.”

중·고생때부터 노래·시 인연
6년전 부인과 포크그룹 결성
“재소자 음악감상 기회 부족”

위씨가 음악과 인연을 맺은 건 중학교 3학년 때. 통기타 치며 노래하는 게 좋았다. 고등학교 때는 시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시와 사랑에 빠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안동 음악다방 등지에서 노래를 불렀다. 시에 대한 열정도 버리지 못해 신춘문예에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벽이 높았다. 6년 전, 부인 강씨를 비롯해 조병선·김용현씨 등과 함께 포크 그룹 ‘징검다리’를 만들었다. 부인은 원래 음악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결혼 뒤 같은 길을 걷게 됐다.

“2006년 한보리님이 ‘간이역 시노래 콘서트’를 안동에서 하는 걸 봤어요. 고등학교 시 동아리 선배인 안상학 시인도 무대에 섰는데, 너무 좋았어요. 공연이 끝난 뒤 안 시인이 제안했어요. 우리 고장에서도 시노래 팀 하나 만드는 게 어떠냐고요. 그때부터 ‘징검다리’가 본격적으로 시노래를 하게 된 거죠.”

위씨는 지난 10월 안동 시민회관에서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열었다. 400여석이 얼추 찼다. 안동 시내에서 틈틈이 조그만 합동 공연을 하고, 시인 모임에 참여해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제 꿈은요, 전국 교도소를 돌며 시노래 공연을 하는 거예요. 재소자들은 음악 듣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그럴 기회는 극히 제한돼 있죠. 전국의 재소자들에게 아름다운 시노래를 들려주는 ‘교도소 투어’를 언젠가는 꼭 하고 말 겁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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