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함안보 건설예정지에서 본공사에 앞서 1차 가물막이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강 건너편 산 쪽은 함안군이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
“강 살리기라면 15㎞ 상류로 옮겨야”
“강 살리기라면 15㎞ 상류로 옮겨야”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낙동강의 함안보를 건설해야 한다면,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재 계획보다 15㎞ 이상 상류 쪽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11일 “4대강 사업은 함안보를 낙동강과 남강의 합류 지점보다 하류 쪽으로 12.4㎞ 내려간 곳에 건설하기 때문에 주변지역의 침수 피해가 더 커지는 것”이라며 “낙동강과 남강의 합류지점보다 더 상류 쪽에 보를 만든다면 현재 예상되는 침수 피해의 90% 이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두 강의 합류지점보다 하류 쪽에 함안보가 건설되면 지하수가 두 강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오히려 솟아올라 경남 함안·창녕·의령군 등 주변지역이 침수 피해를 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의 지적대로 합천보, 강정보, 구미보 등 낙동강 본류와 지류의 합류지점 부근의 보들은 모두 합류지점보다 상류에 건설되며, 함안보만 합류지점보다 하류에 건설된다.
특히 박 교수는 주변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함안보 건설은 경부운하 건설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낙동강에 운하를 만든다면 현재 함안보 예정지가 선박터미널을 건설하기에 좋은 지점이 될 것”이라며 “함안보 건설은 4대강 사업이 강 살리기가 아니라, 운하 건설의 예비 단계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함안보 건설에 따른 주변지역의 지하수위 상승은 토목공학자들이 보기에 너무도 상식적인 것인데, 정부는 이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도 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함안보가 지하수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개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창원/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