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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공영방송 존립근거,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등록 2009-12-13 19:30

엄경철 기자
엄경철 기자
KBS 새 노조 결성 호소하는 엄경철 기자
“짓밟힌 공영방송인의 자존심과 기상을 다시 세우고자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선거참모였던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에 반대하는 총파업 투표가 최근 부결되자, 실망한 <한국방송> 구성원들의 노조 탈퇴서가 쌓이고 있다. 현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사쪽과의 협상으로 투쟁 방향을 전환한 데 따른 반작용이다. 13일 현재 탈퇴서는 서울 본사만 500장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엄경철 기자(수신료 프로젝트 팀)가 지난 10일 ‘새 희망 새 노조를 함께 만듭시다’라는 긴급 호소문을 사내 게시판에 띄우면서 새 노조 설립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와 뜻을 같이 하는 기자·피디·아나운서·기술직군을 망라한 50명과 함께 깃발을 들었다. 그는 새 노조 설립에 대한 사내의견과 법률적 자문을 구하는 등의 실무를 도맡고 있다. 새 노조는 17일께 전국언론노조에 설립 신고를 마친 다음, 지역기자, 피디 등의 추가 가입을 받아 1000명 규모의 산별노조 출범식을 열 계획이다.

“불건전한 통합보단 건강한 분열이 나아”
17일 언론노조 가입…교섭권 확보 관건

엄 기자는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이 요구하는 공영방송의 정신이 숨쉴 수 있는 활로를 뚫겠다”고 밝혔다. 1994년 입사해 국제부, 사회부, 정치부 등을 거친 그는 ‘미디어 포커스’, ‘뉴스타임’ 앵커를 지낸 16년차 중견기자다. 그는 공영방송의 유일한 존립 근거를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저널리즘적 가치에 뒀다. “1990년 4월 관제사장을 거부하고 온몸으로 싸웠던 그 순수성과 진정성을 다시 찾고 싶다”는 열망을 호소문에도 담았다. 방송독립 투쟁에 미온적이었던 현 노조에 대한 회의와 조합원으로서의 자괴감이 교차하는 대목이다.

현 노조는 새 노조 설립 움직임에 대해 ‘분열주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엄 위원장은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가 희미해지는 사이, 5천여 구성원들의 지향점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공영의 가치를 뒤로 미루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새 구심체의 동력이 되고있다”고 했다. “불건전한 통합보다 분열의 건강성이 훨씬 케이비에스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노조가 공영방송을 위한 선의의 선명성 경쟁으로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새 노조는 사쪽과 교섭권을 갖는 게 관건이다. 현행 노동법은 ‘복수노조 금지 원칙’이 있지만, 기업노조(현 노조)와 산별노조(새 노조) 간에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런 형태의 노조는 많은 기업에서 합법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사쪽이 교섭 요구에 다섯번 응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가 된다”는 해석이었다.

새 노조의 활동방향에 대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공정방송’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영역에서 경영진과의 싸움을 세게 할 것이다. 현 노조와도 필요하면 연대하겠다.” 현안인 수신료 문제는 공영성을 확고하게 다진 다음, 시민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라고 그는 말했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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