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외국계기업 인수 가능성 희박
산은 “돈 퍼줄수 없다” 추가지원 일축
산은 “돈 퍼줄수 없다” 추가지원 일축
법원이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더라도 이는 쌍용차가 계속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얻었다는 것을 뜻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쌍용차의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도 희망의 불씨는 남겨두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4월 발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2013년까지 소형 스포츠실용차(SUV) ‘시(C)200’ 외에도 세 가지의 스포츠실용차를 개발하는 동시에 준중형과 준대형 승용차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스포츠실용차와 대형승용차에만 몰려 있는 쌍용차의 차량 라인업이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새차 한대를 개발하는 데는 적어도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간다. 쌍용차가 계획한 대로 차를 개발해 내려면 1조원이 훌쩍 넘어가는 돈이 필요하다. 자동차 회사의 지속가능성이 새 차 개발에서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당장 새 차 개발에 들어갈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쌍용차가 직면한 가장 큰 난제다.
쌍용차가 생각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자금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이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과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춘 국외 자동차회사가 아시아권 진출을 위해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사브나 오펠 등 우수 업체도 주인을 못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스포츠실용차 생산기술과 생산에 특화된 쌍용차가 보유한 매력도 만만치 않다.
용대인 한화증권 부장은 “쌍용차가 만드는 프레임 방식의 튼튼한 스포츠실용차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 얼마든지 있다”며 “산이 많은 오지나 겨울에 길이 흔히 얼어붙는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시장을 뚫으면 수요를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로 자동차산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얼마든지 쌍용차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영석 한남대 교수(경영학)은 “가장 최신 차량인 시200에 대해 개발 기술까지 함께 인수할 만한 업체를 찾는다면 긍정적인 답을 얻을 수도 있다”며 “한국을 거쳐 중국시장에 진출할 교두보를 찾는 유럽 업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업체가 쌍용차”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회생 노력이 탄력을 받으려면 정부과 산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경영학과)는 “정부나 산은이 자동차산업의 광범위한 전후방 효과를 염두에 둔다면 최소한 시200의 생산자금 정도는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해 주고 난다면 쌍용차를 인수할 업체를 찾기도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국책은행이긴 하지만 돈을 퍼줄 수는 없다”면서도 “진정성 있는 인수자가 등장한다면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최원형 기자
이형섭 최원형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