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3일 "미국 대통령 부시가 우리 최고수뇌부에 대해 `선생'이라고 존칭했다고 한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였다.
김 위원장을 '폭군', '위험한 사람'으로 지칭했던 부시 대통령이 'Mr. Kim JongIl'로 호칭을 바꾼 데 대해 그동안의 격앙된 감정이 어느 정도 풀린 것으로 비쳐진다.
북한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미스터(Mr.)라는 호칭이 북한에서는 '선생'이라는 존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남한에서는 미스터가 자신과 비슷한 상대에게 붙이는 '씨'와같은 평범한 호칭으로 주로 사용되지만 북한에서는 상대에 대한 존칭으로 활용되고있다.
북한에서는 '씨'라는 호칭을 전혀 쓰지 않으며 비슷한 상대에 대해서는 '동무'를, 상사에게는 '동지'를, 해외동포나 외국인 등에 대해서는 존칭한다는 의미에서전부 '선생'으로 부르고 있다.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한 탈북자는 "남한이나 미국에서는 미스터가 '씨'와 같은호칭일 수 있겠지만 북한 외교관들 사이에서 미스터는 상대방에 대한 존칭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북한과 친분이 있는 일부 나라 대통령들은 해외 대표부에 나가있는 북한 외교관들에게 각하(Your Excellency) 대신 미스터로 불러달라고 요구해 미스터를 즐겨 사용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다른 탈북자는 "북한은 부시 대통령이 그 이유야 어디에 있었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그냥 '김정일'로 부를 수도 있었는데 미스터를 붙여 부른 만큼 다소나마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대통령을 `Mr. President'로 호칭하는 등 `미스터'를 존칭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북측의 해석이 틀린 것은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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